이흥실이 '후배' 고요한에 가르쳐 주고 싶던 것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7.12 09: 40

선배로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미안함도 앞섰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행동이 더욱 마음 아팠다.
지난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맞대결 막판 작은 소요가 있었다. 0-0으로 팽팽하던 경기 막바지에 서울 고요한(24)과 이흥실(51) 전북 감독대행이 전북 벤치 앞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사건이 생긴 것.
후반 추가시간 서울의 하대성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고요한이 전북 벤치 앞에서 신발끈을 고쳐 맸다. 이흥실 감독대행의 코앞이었다. 이흥실 대행이 들고 있던 축구공으로 고요한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 고요한이 눈을 치켜 뜨자 양쪽 선수단이 엉키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 상황에 대해 묻자 이 대행은 껄껄 웃으며 “(고)요한이는 초중 시절 내가 직접 스카우트하려고 했던 선수다. 내 앞에서 신발끈을 풀고 있길래 ‘예끼 이놈아’라는 마음에 그랬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축구 선배로서 따끔한 충고도 남겼다.
이 대행은 “축구선수가 끈을 푼다는 것은 축구를 그만둔다는 뜻이기 때문에 함부로 풀어선 안 된다”라고 말한 뒤 “경기 외적인 생각으로 다그쳤다”며 어린 후배의 행동을 꾸짖었다.
이 대행의 가슴은 더욱 아팠다. 프로선수로서 소양이 갖춰지지 않은 까마득한 후배의 행동 때문이었다. 머리를 공으로 맞은 것에 대해 자신을 노려본 후 심판에게 항의한 부분이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앞선 행동 자체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이 대행은 "일단 내가 한 행동은 무조건 잘못한 것"이라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행은 "어른으로써 꼭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이 있다. 자신이 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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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실 감독대행-고요한이 박원재와 실랑이하는 모습 / 전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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