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10구단 창단에 총대를 맸습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7월 10일 열린 6차 이사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사회가 10구단과 관련한 일정 등 구체적인 방안을 KBO에 위임했다."고 전하고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를 만나 올스타전을 할 수 있도록 논의해보겠다."고 말했으나 어떤 논의가 오고갔는지에 대한 명확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날 KBO 발표를 들은 야구인들은 “구체적인 창단 일정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지만 조금 나아진 결과여서 다행이다. 기대해 보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올스타 보이콧, 리그 파행을 피하기 위한 꼼수다. 칼자루를 쥔 사장단은 뒤로 숨어버리고 KBO를 앞에 내세워 일정을 짜는 임무만 줘 지연작전을 벌이려고 한다. 영 찜찜하다.”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 19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나온 ‘10구단 창단 무기한 유보’는 아닌, 나아진 것으로 해석돼 다행입니다.
양 총장은 “지난번보다 진전된 논의가 있었다. 한달 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하지만 여기서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KBO가 선수협을 따로 만나 올스타전을 치를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 암암리에 밀실담합을 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카드를 먼저 공개했는데 선수협에서 싫다고 하면 그냥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 상대를 배려해서 공개하지 않은 것." 이라며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 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카드를 먼저 공개했을 경우 선수협에서 싫다고 하면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라는 말은 KBO가 가지고 있는 카드가 선수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KBO가 이사회에서 사장단으로부터 비공개를 조건으로 별로 진척되지 않는 전제 조건을 달고 위임을 받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또 "10구단 창단은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절차를 밟는데 있어서 KBO에 많은 부분을 위임했다."면서 "10구단 기업과 연고지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KBO에 위임했다."며 위임의 정확한 의미를 전했습니다. 결국 10구단의 기업과 연고지를 결정하는 것은 이사회의 몫이라는 것은 종전과 같은 사실입니다.
하여간 위임을 받은 구체적인 내용이 무언지, 어떤 내용이 진척된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가령 10구단을 창단하더라도 2015년 이후 또는 2017년 이후에 논의하겠다는 내용이라면 10구단 창단은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선수협은 7월 13일까지 올스타전 출전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선웅 선수협회 사무국장은 10일 서울 마포동 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 구단 선수 대표들과 KBO 이사회의 제안을 상의한 뒤 올스타전 출전 문제를 결론짓겠다"고 말했습니다.
KBO 야구정관에 보면 총재는 구단주 모임인 총회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각 구단의 대표(사장)들의 모임인 이사회에도 한 표의 표결권을 갖는다고 돼 있어 총 10표 중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프로야구의 리그를 이끌어갈 힘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근본 규칙인 정관 다음의 서로 지키기로 정한 규칙인 야구규약에 의하면 총재의 직무는 훨씬 강력합니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고 이를 관리하는 총재는 야구의 발전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KBO에 속한 모든 단체와 개인에 대해 지시를 내릴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KBO 소속 단체와 개인들 간의 분쟁에 관해 사정을 청취하고 이를 재정하고 제재할 수 있는 직책이 KBO 총재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구본능 KBO 총재는 이사회에서 위임받은 10구단 창단 계획안과 일정(로드맵)을 야구 발전 측면에서 심사숙고해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세상에 밝혀야 합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