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전환' 션 헨, 리오스·이리키 케이스 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2 12: 40

선발 전환이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한화 외국인 좌완 투수 션 헨(31)이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션 헨은 12일 잠실 두산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달 10일 한국 무대에 데뷔한 후 불펜으로만 뛰어온 그에게 선발 출격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한화 외국인 투수의 선발등판도 지난 4월15일 문학 SK전 브라이언 배스 이후 거의 3개월 만으로 이제 시즌 두 번째다. 
션 헨은 올해 12경기에서 승패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11⅔이닝 동안 삼진 16개를 잡았으나 홈런 2개 포함 안타 18개와 볼넷 4개를 내줬다. 피안타율이 3할6푼7리에 달한다. 특히 득점권에서 피안타율이 5할7푼1리로 치솟았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71.4%(5/7)로 불펜투수로는 낙제에 가까웠다. 

한화는 지난 6일 컨디션 난조를 보인 양훈을 2군으로 내린 대신 션 헨을 선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1군 투수코치 보직을 맡은 송진우 투수코치와 한대화 감독이 상의 끝에 션 헨의 선발 투입이라는 강수를 꺼냈다. 송진우 코치는 "중간에서 1~2이닝 던지는 것으로는 효과가 없었다. 본인도 선발이 가능하다고 한 만큼 선발로 믿고 기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차피 불펜으로 활용도가 낮기에 선발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션 헨은 메이저리그 60경기 중 선발등판은 5경기였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249경기 중 90경기만 선발로 나왔다. 지난해부터는 아예 선발로 나선 적이 없었다. 2010년 9경기에 선발등판한 게 마지막 기록. 송진우 코치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구종이 단조롭다고 들었다. 하지만 불펜피칭을 보니 체인지업도 던지더라. 아직 정확도를 지켜봐야겠지만 여기서만 야구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시즌 중 구원에서 선발 전환해 성공한 외국인 투수가 몇몇 있었다. 2002년 KIA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시즌 개막 후 7월까지 마무리로 뛴 리오스는 29경기에서 5승3패13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은 3.77로 높은 편이었다. 공은 빨랐지만 마인드 컨트롤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승부처에 약했다. 하지만 8월부터 선발로 전환한 후 13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 2.57로 대반전을 이뤘다. 이후 그는 선발투수로 오랜 기간 승승장구했다. 
2003년 두산에서 활약한 최초의 일본 출신 외국인 투수 이리키 사토시도 마찬가지 케이스. 이리키는 5월까지 마무리로 뛰었으나 21경기에서 3패5세이브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볼이 빠르지도 않았고, 마무리 기회도 마땅치 않자 김인식 감독이 6월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이리키는 선발로 전환한 6월 이후 18경기에서 1차례 완봉승 포함 5차례 완투를 작성하는 등 7승을 올렸다. 이닝이터이자 에이스급 면모를 보이며 선발 전환이 대성공했다. 
2004년 KIA에서 뛴 훌리오 마뇽도 표본은 적지만,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나오다 팀 사정상 선발 전환 후 8승을 올렸다. 과연 션헨이 이들의 케이스를 따를 수 있을까. 션 헨이 인상적인 피칭을 한다면 한화의 외국인 투수 난제도 매듭이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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