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부를 내지 못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K리그 20라운드 제주와 홈경기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10승 5무 5패 승점 35점을 기록한 울산은 3위 수원 삼성을 승점 4점 차로 추격했다. 제주는 울산과 승점 차를 2점으로 유지하며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남겨 두었다.

울산은 전반 12분 부상 당한 김효기 대신 투입된 마라냥이 김신욱의 골을 도우며 최근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3도움)를 기록했다.
제주는 경기 시작과 함게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제주는 전반 1분 배일환의 중거리 슛이 서동현의 몸에 맞고 멈췄지만, 이내 공을 잡은 서동현이 수비수 강민수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 울산의 골망을 갈랐다. 서동현의 승부욕이 만들어 낸 골이었다.
예상치 못한 선제골에 울산은 기가 죽었다. 점유율에서는 55%로 다소 앞섰지만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울산은 수비는 물론 중원에서의 조직력이 흔들리며 제주에 계속해 기회를 내줬다. 심지어 전반 12분에는 무릎에 부상을 당한 김효기가 마라냥으로 교체됐다. 당초 전반 30분이 지나서야 마라냥 카드를 꺼내려 했던 울산으로서는 계산 착오였다.
기세를 잡은 제주는 추가골을 넣기 위해 공세에 불을 붙였다. 제주는 짧고 정확한 패스로 울산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렸다. 제주는 몇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에 막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울산은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반전의 주인공은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전반 33분 마라냥이 왼쪽 중원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지점에서 가슴으로 받은 후 왼발 슈팅으로 연결, 제주의 골문을 흔들었다. 크로스와 가슴 트래핑, 슈팅이라는 정확함의 3박자로 이루어진 성과였다.

분위기를 내줬다고 판단한 제주는 전반 41분 배일환을 빼고 자일을 투입했다. 저돌적인 공격으로 다시 승기를 잡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울산의 기세가 너무 오른 것. 울산은 전반 41분 이근호가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공을 잡아 슈팅으로 연결, 제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근호의 슈팅은 종이 한 장 차이로 골 포스트를 빗겨갔다.
아쉽게 골을 놓친 이근호이지만 후반 들어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후반 6분 승부의 균형을 깨고 앞서가는 골을 기록한 것. 이근호는 중원에서 아키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침투,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터트렸다. 김신욱으로부터 시작, 아키에서 다시 이근호로 연결되는 패스 플레이가 빛났다.
순식간에 승부가 뒤집힌 제주는 더욱 더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제주로서는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울산은 후반 20분 아키 대신 이호를 투입했다.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이호의 투입으로 제주의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뜻이었다. 제주도 후반 21분 마다스치 대신 한용수를 투입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제주의 공격은 빛을 보지 못했다. 울산 수비진의 빈틈을 비집고 문전까지 가더라도 김영광이라는 벽에 막혔다. 제주는 슈팅을 지속적으로 이어갔지만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울산의 역습에 수 차례 위기를 맞았다.
제주는 후반 36분 강수일 대신 송호영을 투입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제주의 노림수와 달리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제주는 다급했고, 울산은 여유가 있었다. 경기를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도 확연히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는 패배하지 않았다. 후반 45분 송진형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린 것. 송진형은 울산 수비가 걷어내는 공을 그대로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했다. 제주는 최근 원정 6경기 연속 무승(4무 2패)의 부진을 끊지는 못했지만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 12일 전적
▲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울산 현대 2 (1-1 1-1) 2 제주 유나이티드
△ 득점 = 전1 서동현 후45 송진형(이상 제주) 전33 김신욱 후6 이근호(이상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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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