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중단 9분' SK, 가슴 철렁했던 8연패 탈출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7.12 22: 35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SK 와이번스가 드디어 연패에서 탈출했다.
SK는 1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이호준의 결승 투런포 등 장단 10안타를 효과적으로 집중시킨 타선을 앞세워 10-2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SK는 지난달 28일 대구 삼성전 이후 이어오던 8연패 사슬을 2주일만에 끊는데 성공했다. SK는 시즌 36승 36패 1무로 다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또 지난달 21일부터 계속됐던 문학 홈 4연패도 멈췄다.

이날 경기 전 분위기는 결연했다. 우선 이만수 감독은 경기 전에 항상 하던 덕아웃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이날 패할 경우 팀 창단 첫 해인 2000년 4월 14일 잠실 두산전부터 4월 23일 인천 현대전 이후 4463일(12년 2개월 18일)만의 9연패에 빠지는 셈이었다.
또 이만수 감독은 SK 코칭스태프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정경배 코치와 함께 수비를 맡고 있던 한혁수 코치를 3루 주루작전코치로 내보냈다. 대신 3루 주루코치로 있던 이광근 수석코치를 다시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 수석코치는 지난 4월 19일 쿠바 출신의 외국인 조 알바레즈 코치 대신 3루 주루코치로 그동안 뛰었다. 대신 성준 투수 코치가 이만수 감독을 보필했다. SK 관계자는 "이광근 수석코치가 벤치에서 감독 보좌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역할이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선수단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농군패션으로 나섰다. 경기는 시작부터 잘 풀려나갔다. 1회 2사 후 상대 선발 김병현이 난조를 보였다. 지난달 26일 목동 두산전 이후 16일만에 등판한 김병현이었다. 최정의 2루타 후 이호준의 볼넷, 박정권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만든 SK는 김강민의 우중간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2-0으로 앞선 5회초 수비 때 1점을 내줬다.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송은범이 2사 1,2루에서 허도환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굵은 비가 쏟아붓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상에는 없던 비였다.
2-1로 리드한 5회초 2사 상황. 비가 계속 내일 경우 경기는 노게임으로 선언될 수 있었다 정식 경기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5회초가 끝나야 한다. 결국 아웃카운트 1개 때문에 연패 탈출이 도로 아미타불이 될 수 있었다. 경기는 오후 7시 48분부터 57분까지 9분 동안 우천 중단 뒤 다시 속개됐다. 소나기였다. 9분이었지만 가슴 철렁했던 기간이었다.
그런데 송은범 대신 마운드에 오른 엄정욱이 6회 장기영에게 동점포를 내주고 말았다. 2-2가 되면서 경기를 원점. 8연패 탈출이 다시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6회 공격 때 이호준의 결승 투런포가 터졌다.
이후 모처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SK다운 집중력이 발휘되면서 대거 6득점, 이날 10-2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은 "연패가 정말 길었다"면서 "팬,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팬들 모두 마음 고생을 시켜 미안하다. 특히 팬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해보니 미안한 일이 참 많았던 것 같다"는 이 감독은 "이호준, 조인성 등 베테랑들이 활약을 해줘 고마웠다. 후반기부터는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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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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