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정형식(21)이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3연승을 이끌었다.
정형식은 12일 대구 LG전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 1회 LG 선발 레다메스 리즈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5구째 몸쪽 높은 직구(153km)를 받아쳐 선제 솔로포를 터트리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그리고 3-3으로 맞선 6회초 수비 때 이병규의 중전 안타 때 홈을 파고들던 2루 주자 최동수를 완벽한 송구로 잡아냈다. 결승 스리런을 터트린 최형우의 활약에 다소 가렸지만 정형식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경기 후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정형식은 홈런 상황에 대한 물음에 "지난 번에 리즈와 대결했을때 몸쪽 승부를 많이 하는 것 같아 경기 전부터 몸쪽 승부를 많이 생각했었다. 그리고 직구가 좋은 만큼 풀 카운트에서 직구 승부를 할 것이라 예상했던게 적중했다"면서 "직구가 높았는데 순간적으로 방망이가 나왔다. 외야 플라이가 되는 줄 알고 '차라리 볼넷으로 나갈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넘어갔다"고 깜짝 놀란 모습이었다.
6회 수비 상황에 대해서는 "타구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준비하고 있었는데 초구에 오길래 깜짝 놀랐다. 포구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홈으로 던질때 공이 손가락에 정확히 끼지 않아 무작정 세게 던졌다. 나도 공이 어디로 갈지 몰랐다. 아웃된 뒤 '오늘은 뭔가 되는 날인가' 싶기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결승 스리런을 터트린 최형우의 활약에 가렸지만 아쉬움은 없다. 정형식은 "아직 주연이 될 위치는 아니다. 조연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벌써 위에 올라가 있으면 안된다. 계속 위에 머무르면 어려울때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다"고 자신을 낮췄다.
"보통 '젊을때 고생은 원래 사서도 한다'는데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열심히 하면서 부딪혀 보고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면 된다". 패기와 겸손을 고루 갖춘 정형식의 무한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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