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 시즌도 '가을 동화'에서 빠지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13 09: 36

팀 평균자책점 4.16.
LG가 마운드 붕괴와 함께 올 시즌 두 번째 6연패에 빠졌다. 7위로 내려앉은 뒤 좀처럼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G는 6월 중순까지 팀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 선발진과 불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마운드가 안정된 상황에서 좀처럼 연패에 빠지지도 않았고 선발진이 호투하면 불펜진도 손쉽게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불과 한 달 전인 6월 12일 SK와 잠실 3연전을 앞두고는 1위와 1.5경기차였다.

주키치가 에이스로서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확실히 했고 리즈도 비록 선발승은 1승에 불과했지만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지난 시즌에 이어 주키치와 원투펀치를 이뤘다. 베테랑 김광삼이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소화해주며 이대로라면 역대 최다 이닝투구를 기록할 기세였다. 최성훈·이승우 등의 신예 선발투수들도 깜짝 호투를 펼쳤다. 불펜도 유원상·봉중근의 필승라인이 끝까지 팀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LG는 토종 선발진의 집단 난조를 시작으로 마운드 조각들이 하나둘씩 무너졌다. 리즈는 최근 3경기 연속 6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불펜진도 경기 중후반 추가실점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7월 장맛비에 대비해 주키치-리즈-김광삼 최정예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고 최성훈·이승우를 불펜진에 배치해 선발투수 두 명을 한 경기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큰 효과는 없는 상태다. LG 마운드의 현 상황을 선발진과 불펜진을 나누어 돌아본다.
▲ 주키치 외에는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없다 
LG 선발진은 시즌이 흘러갈수록 주키치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고 있다. 올 시즌 주키치는 16경기·108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2.24 퀄리티스타트 15회로 리그 최정상급 투수다. 이대로라면 지난 10년 동안 LG 투수 중 최다승과 최다이닝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된다.
문제는 주키치의 분투가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주키치가 등판해 연패를 끊어도 주키치 외의 투수들이 연승을 만들지 못한다.
5월 13일 선발전환 후 줄곧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했던 리즈는 또다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구위와 컨트롤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 서둘러 부진을 씻고자 우천으로 인한 노게임까지 포함 최근 14일 동안 4번이나 선발 등판을 자처했지만 팀의 오답이 되어 돌아왔다.
김광삼이 데뷔 후 가장 꾸준한 이닝 소화력을 보이며 역투하지만 폭투나 수비진의 에러로 인해 한 끗 차이로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주키치 외에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최성훈은 불펜으로 보직이 전환된 상태며 이승우·임정우는 사실상 한계치를 보여 마음 놓고 선발 기용할 수 없다. 
주키치 만의 외로운 싸움이 지속될 경우, LG는 최근 14경기 동안 2승 12패의 처참한 성적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 불펜진
올 시즌 LG 마운드의 핵은 불펜진이었다. 시즌 초 마무리 잔혹사를 끊고자 리즈를 마무리 투수로 돌렸고 리즈 앞에서 유원상·한희가 셋업맨 역할, 경험 많은 우규민·이동현이 롱맨, 류택현·이상열이 원포인트 릴리프를 맡게 했다.
부조화의 시작은 마무리였다. 리즈가 컨트롤 부재로 흔들리며 뒷문이 무너졌다. 개막 2연전에서 연속 세이브를 올릴 때만 해도 파워피처 클로저의 탄생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3번째 등판부터 초유의 16연속 볼·4연속 볼넷을 시작으로 불안함만 가중시켰다. 결국 리즈의 마무리 전환은 3주 천하로 막을 내렸다. 다행히 리즈 대신 봉중근과 유원상이 마무리투수로 투입됐고 결국 봉중근이 전문 마무리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면서 마무리 부분 문제는 해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원포인트 릴리프 부분이 흔들리고 있다. 류택현이 시즌 초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평균자책점이 5점대까지 올라간 채 2군으로 내려갔다. 좌완 이상열은 좌타자 피안타율이 3할2푼2리에 달한다. 노련한 제구력과 수싸움으로 상대 좌타자의 허를 찌르곤 했던 지난 시즌까지의 모습과 다르다.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최형우에게 뼈아픈 결승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팀 성적은 팀 평균자책점과 비례하기 마련이다. LG가 지금의 난관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곳은 마운드다. 팀 평균자책점을 다시 3점대로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반전의 계기는 사라질 것이다. 지난 10년 간 LG는 2003시즌을 제외하고 4점대 이상의 팀 평균자책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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