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 찾는 구단들, '적응 잘 하는 선수 없나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7.13 08: 02

외국인 선수들의 영입 조건에 능력 만큼이나 적응이라는 조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부로 K리그 이적시장이 열렸다. 각 팀들은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국내 선수는 물론 외국인 선수들을 새롭게 등록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수준급의 국내 선수들은 모든 구단들이 놓아주기를 꺼린다. 외국인 선수는 검증이 되지 않아 영입 결정이 쉽지가 않다.
호벨치의 방출을 사실상 결정한 제주는 한동안 새 외국인 선수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호벨치를 보내려고 계획을 세웠다. 대체 선수는 곧 결정될 예정이다. 브라질 출신의 선수와 유럽 출신의 선수 1명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외국인 선수 선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기를 직접 보고 뽑아도 결과적으로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네임밸류가 높은 선수를 뽑자니 해당 선수들이 K리그로 올 이유가 없다는 데에 망설여진다. 호벨치를 비롯해서 지쿠(포항)의 경우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가 성공을 하고 그 팀에서 계속 뛰거나 혹은 성공한 직후 우리나라로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상 한 물 간 선수들이 대부분이다"며 "현재 K리그서 성공한 선수들을 보면 유명하지 않지만 한국에 와서 성공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 예가 에닝요(전북)다. 그런 선수를 찾고 싶지만 보고 뽑아도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호곤 울산 감독도 박 감독과 생각을 같이 했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너무 어렵다는 것. 울산은 시즌 초부터 한 자리 남은 외국인 선수 쿼터 자리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결국 뽑은 것은 일본 감바 오사카 출신의 하피냐(25)였다.
김 감독은 하피냐의 발탁 이유에 대해 "스피드도 있고, 힘도 있는 괜찮은 선수다. 지난 시즌 (이)근호와 (김)승용과 호흡을 맞췄는데 좋은 성적을 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근호·승용이와 좋은 호흡을 냈고, 아시아 무대에 적응됐다는 장점도 있다"며 "무엇보다 지난해 김상훈 코치가 감바의 경기를 보러 갔을 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즉 잘할 수 있다는 확신보다는 예전의 모습을 보고 이 정도면 최악은 면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시즌 중간에 영입하는 만큼 시간도 부족했고, 쓸 만한 선수도 찾기 힘들었다. 사실 울산은 이적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수 많은 외국인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하지만 OK 사인이 난 선수는 없었다. 결국 울산은 새 외국인 선수를 뽑는 기준에 '적응도'를 높게 샀다.
김 감독은 "선수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보다는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가 관건이다. 아키의 경우에도 능력은 좋지만 아직 K리그에 적응을 못해 경기를 치르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새 외국인 선수로 요반치치를 많이 생각했다. 아무래도 K리그에 적응이 됐을 것 같다는 생각때문이었다. 하지만 선수의 특징을 찾을 수 없어 고민 끝에 포기했다"며 외국인 선택의 기준에 적응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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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부터 퇴출이 결정된 PSV 아인트호벤·브라질 U-20 & U-23 출신의 호벨치(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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