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신태용 매직'을 기대했던 성남 일화지만 올 시즌 현재까지 그들의 행보는 만족스럽지 않다. 홍콩 구정컵 우승으로 첫 발을 가볍게 내딛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K리그에선 13일 현재 10위에 머무르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던 게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2012 피스컵을 통해 명예 회복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성남을 시작으로 피스컵에 참가하는 4개 팀을 'SWOT' 기법을 통해 살펴봤다.
-Strength(강점)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이다. 피스컵을 앞둔 성남은 올 시즌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남 부럽지 않은 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었다. 윤빛가람, 한상운 등의 즉시 전력감이 들어왔고 요반치치, 에벨톤 등이 건재하다. 결과적으로 성남 전력의 마이너스가 됐던 요반치치, 에벨찡요, 사샤를 정리하면서 '검증된 플레이메이커' 레이나를 공수했다.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팀 색깔과 조직력을 회복한다면 단 번에 치고 올라올 전력이라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Weakness(약점)
모래알 조직력을 보완하는 게 급선무다. 성남은 에벨찡요가 포진했던 최근까지 공격수들의 개인 플레이가 많았고 동선이 겹치는 등 공격 작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레이나의 영입 이후 지난 8일 전남과 경기서 '제로톱'을 선보였으나 또 다시 승리를 따내는 데 실패했다. 성남 수비진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사샤의 빈 자리도 메워야 한다. 현재 성남은 임종은, 윤영선이 중앙 수비의 중책을 맡고 있다. 선덜랜드, 함부르크, 흐로닝언 등의 묵직하고 빠른 공격을 완벽히 틀어막을지 미지수다.
-Oppotunity(기회)
신태용 감독이 마침내 칼을 뽑아 들었다. 세 명의 외국인선수를 정리하면서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 성남 선수들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며 각오를 불사르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짧은 시간 팀 전열을 정비한다면 성남은 무서운 팀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 팀 전력의 극대화가 관건이다. 당초 올림픽대표 차출이 유력해 보였던 윤빛가람, 홍철의 피스컵 참가가 가능해졌다는 점은 기회다. 이밖에 시차 적응이 필요 없는 홈 팀이라는 사실과 다년간의 피스컵 경험 등으로 타 팀보다는 여유롭게 피스컵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Threat(위협)
성남은 최근 K리그 6경기째 승리가 없다. 2무 4패로 부진하다. 골은 터지지 않고 있고 고비에서 실점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K리그 성적이 이렇다면 수준 높은 유럽 정상급 팀이 참가하는 피스컵에선 더 기대할 게 없다. 피스컵 전까지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는 게 좋다. 그래야 떨어진 선수들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오는 14일 광주 원정에선 그동안 익숙했던 패배 의식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계기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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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컵 조직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