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올스타전 파국은 면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는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10구단 창단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며 2012시즌 올스타전 보이콧을 철회했다.
결국 오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2012시즌 올스타전은 개최 8일을 앞두고 예정대로 진행된다. 지난 6월 중순 KBO 임시 이사회의 10구단 유보 판결을 시작으로 숨 가쁘게 진행된 이사회와 선수협의 갈등을 돌아본다.

선수협의 올스타전 보이콧 발표는 지난 6월 19일 10구단 창단 승인에 대한 KBO 임시이사회 결과 10구단 체제 유보 판결로 인해 나왔다. 당시 이사회는 “10구단 창단을 충분한 준비없이 진행할 경우 현재 53개에 불과한 고교 야구팀으로는 선수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프로야구의 질적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고 10구단 체제 유보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선수협은 6월 25일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10구단 창단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올스타전 참가를 거부할 것. 이사회는 반드시 10구단 창단과 관련된 로드맵을 제시할 것”을 선언했다. 선수협은 올스타전 보이콧 이후에도 10구단 창단 추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리그 중단까지 행할 수 있다고 경고, 그야말로 초강수를 뒀다.
당시 여론도 이사회의 10구단 창단 유보 판결에 대한 반발이 가득했기 때문에 선수협의 올스타전 보이콧 대응은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물론 일부에선 팬들의 축제이자 팬들로 인해 열리는 올스타전이 구단과 선수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책으로 이용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일구회가 프로야구 전 감독들의 모임을 열고 ‘프로야구 전직 감독들의 성명서’를 발표,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을 비롯해 25명의 전직 감독들이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며 선수협의 올스타전 보이콧 결정을 지지했다. 김 감독은 “구단주들이 프로야구를 우습게 보고 있다”며 소수가 700, 800만의 야구팬과 5000만 국민들을 우롱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결국 이사회는 선수협의 초강수와 각계각층의 반대여론으로 인해 7월 10일 제6차 이사회 안건으로 10구단 창단 문제를 다시 상정했고 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일정 등 구체적인 방안을 KBO에 위임, 10구단과 관련해 한 발 물러섰다. 이사회 직후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올스타전이 파행되는 건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는 일이다. 조만간 선수협 측과 만남을 갖고 협상을 해 보겠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올스타전까지 약 10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선수협은 13일 ‘10구단 창단 및 올스타전 보이콧 여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KBO로부터 한국시리즈 직후 10구단 창단 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하여 연내에 10구단 창단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과 의지를 확인했다”며 “KBO가 10구단 창단이 승인되면 최소한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10구단을 선정하고 2013년 드래프트에 참여시켜 빠른 시일 내에 10구단을 1군 리그에 참여시킨다는 계획이 있다”고 올스타전 보이콧을 철회했다.
이로써 프로야구는 올스타전을 8일 앞두고 올스타전 파국은 면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야구팬 대다수가 10구단 창단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야구팬들에게 있어 올스타전 보이콧 철회와 10구단 창단이 최상의 시나리오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결과, 일단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
하지만 KBO에서 10구단 창단 승인시기를 내년 시즌 전까지로 잡은 만큼 적어도 2014시즌까지는 9구단 체제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사회와 선수협, 그리고 그 사이에 자리한 KBO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속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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