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영훈아, 너무 잘하지는 마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3 20: 24

"네가 너무 잘 하니까 내가 욕 먹는다". 
13일 대구구장. 삼성-KIA의 시즌 12차전을 앞두고 KIA 내야수 조영훈(30)이 경기장 도착과 함께 삼성 선수단 및 관계자들을 찾아 인사했다. 지난달 22일 김희걸과 1대1 맞트레이드 돼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조영훈이 처음으로 친정팀을 만난 날. 조영훈은 반갑게 친정 식구들과 해후한 뒤 맞은 편에 있던 류중일 삼성 감독을 찾았다. 
류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서 조영훈에게 악수를 건넸고, 조영훈도 허리 숙여 깎듯하게 인사했다. 류 감독은 살갑게 조영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조)영훈아 너 잘하더라. 그런데 너무 잘 하지는 마라. 그러니까 내가 욕을 먹잖아"라며 껄껄 웃었다. 조영훈은 미소로 답했고, 류 감독은 "열심히 해라. 잘하면 나중에 또 다시 데려올게"라며 조영훈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삼성에서 이승엽과 채태인에 막혀 기회를 잡지 못한 조영훈은 KIA 이적 후 13경기에서 48타수 11안타로 타율은 2할2푼9리에 불과하지만 홈런 하나와 함께 12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다. KIA도 조영훈 합류 후 시즌 최다 7연승 포함해 10승3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조영훈의 가세로 최희섭이 체력적인 부담을 더는 부수 효과까지 있었다. 
류 감독에게 인사한 다음 조영훈은 삼성의 주장 진갑용의 손짓을 받았다. 진갑용은 "가면 간다, 오면 온다 인사를 해야지"라며 반갑게 조영훈을 맞이했다. 조영훈도 밝은 표정으로 전 주장의 장난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조영훈의 트레이드 맞상대였던 우완 투수 김희걸도 이날 불펜 피칭으로 1군 등록을 준비했다. 류중일 감독은 "배영수가 말소되고 김희걸이 올라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희걸도 외야에서 몸을 풀고 있는 KIA 선수단을 찾아 대뜸 큰 절을 하며 옛 동료들과 정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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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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