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우천 연기였다.
13일 오후 6시30분 대구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KIA의 시즌 12차전이 우천 연기됐다. 이번주에만 삼성은 2번째, KIA는 3번째 우천 연기로 시즌 전체를 통틀어 삼성이 9번째, KIA가 13번째 우천 연기.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8승2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팀은 쏟아진 비에 내심 아쉬움을 나타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우리는 비가 와도 그만이고, 안 와도 그만이다. 하지만 투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경기를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삼성은 기존의 5인 선발에 허벅지 부상을 당한 윤성환까지 주말 복귀를 앞두고 있다. 선발 자원이 많기 때문에 경기가 밀리지 않고 소화하는 게 삼성 입장에서는 효율적이다.

이는 KIA도 다르지 않았다. KIA는 10~11일 광주 롯데전이 연이틀 우천 연기됐다. 12일 광주 롯데전에서 5-1로 8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선동렬 감독도 "월요일을 끼고 3일간 쉬다 보니 확실히 선수들의 경기감각이 떨어졌다. 이겨도 경기내용은 좋지 않았다"고지적했다.
결국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로 우천 연기가 결정났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4일 경기 선발로 이날 예고된 배영수 대신 미치 탈보트로 바꿨다. 탈보트가 아내 출산으로 14~15일 중에 등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 때문에 배영수가 선발 등판을 건너뛰게 됐다. 배영수의 활약상을 생각할 때 삼성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KIA도 이날 손바닥 부상에서 돌아온 김상현이 선발 우익수 출장할 예정이었으나 비 때문에 미뤄졌다. 선 감독은 "김상현이 경기에 나가 감각을 익혀야 한다"며 "이번에 마지막 대구 일정인데 이렇게 연기되면 다음에 다시 와야 한다. 원정에서 우천 연기되는 건 좋지 않다"는 말로 거듭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문제는 14~15일에도 장맛비가 예보돼 있다는 사실. 류중일 감독은 "탈보트가 아예 던지지 못하고 휴가를 갈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확실한 승리 카드를 한 번이라도 쓰고 싶은 게 감독 마음이다. 반면 선동렬 감독은 "이왕 연기된 것 내일까지 연기되는 게 나중을 생각하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과연 14~15일 대구구장에는 비가 내릴까. 잘 나가는 두 팀의 동상이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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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