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윤석민(26)의 선발등판이 비 때문에 또 뒤로 미뤄졌다.
윤석민은 13일 대구 삼성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그러나 이날 밤에 오는 것으로 예보된 장맛비가 쏟아지며 경기가 우천 연기됐다. 지난 10~11일 광주 롯데전에서 연이틀 우천 연기 탓에 이날로 선발등판이 미뤄진 윤석민은 이번주에만 벌써 3번째로 우천 연기에 등판이 미뤄졌다. 선동렬 감독은 "비를 부르는 게 김진우에서 윤석민으로 바뀌었다"며 내심 아쉬운 표정.
KIA로서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를 뒤로 미룬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윤석민을 상대할 삼성은 그의 존재를 부담스러워했다. 우천 연기 결정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상대가 윤석민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담스럽다. 우리가 윤석민 상대로 잘 쳤다고 하지만 그래도 상대팀 1번 투수 아닌가.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삼성과 윤석민은 지난 4월11일 광주구장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에는 윤석민의 완승이었다. 윤석민은 8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줬을 뿐 삼진 11개를 잡으며 삼성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삼성은 선발 윤성환의 8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0-1로 패하며 개막 3연패에 빠진 바 있다. 윤석민을 넘지 못했던 것이 패인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삼성이 윤석민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지난 5월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 윤석민을 3이닝 7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6실점으로 조기강판시킨 것이다. 이는 윤석민의 올 시즌 최소 투구이닝. 이승엽·박석민·최형우·박한이가 차례로 안타를 터뜨리며 윤석민을 무너뜨렸다.
우천 연기 결정이 나자마자 선동렬 감독은 이강철 투수코치를 급히 불러 윤석민의 등판을 놓고 긴밀하게 상의했다. 결국 14일 경기 대신 15일로 윤석민의 등판을 빼고 14일 경기에 앤서니 르루를 넣기로 결정했다. 거듭된 우천 연기로 긴장감이 오래갈수록 컨디션 조절에 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날 윤석민은 비가 오는 와중에도 가볍게 공을 던지며 몸 풀었다. 연기 결정 전만 해도 윤석민에 대한 부담을 나타낸 삼성을 류중일 감독은 KIA 덕아웃을 찾아 "오늘 윤석민 깨야 하는데"라며 껄껄 웃었다. 이날 우천 연기로 윤석민의 등판이 뒤로 미뤄지는 것에 싫지 않은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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