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4위-출루율 6위' 박한이, 12년차에 새로운 전성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4 10: 40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1위로 치고 올라온 데에는 외야수 박한이(33)의 역할을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 류중일 감독도 "이승엽·박석민과 함게 박한이가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허벅지 통증으로 개막 한 달을 불가피하게 결장했지만 돌아온 이후 활약상은 전성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뜨겁다. 
5월 한 달간 타율 3할5푼에 17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6월에는 타율 2할9푼에 6타점이었지만 볼넷 17개를 얻어 출루율은 4할이었다. 7월 7경기에서도 21타수 8안타로 타율 3할8푼1리 3타점에 볼넷 5개과 사구 1개를 얻어내 출루율은 4할8푼3리에 달한다. 기복없이 꾸준한 활약으로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다. 
시즌 전체 성적은 58경기 214타수 70안타 타율 3할2푼7리 26타점 35득점 31볼넷. 타율은 팀 내 1위이자 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할 정도로 고타율. 지난 2003년(0.322) 기록한 개인 최고 타율을 넘어선다. 출루율도 4할1푼5리로 팀 내에서 박석민(0.428) 다음이며 리그 전체로 넓히면 6위에 랭크된다. 출루율 역시 지난 2010년(0.414)을 넘어서는 개인 최고 기록이다. 

박한이는 "무조건 출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어떻게든 맞히고 골라내서 출루하는데 신경 쓴다"고 말했다. 1~2번 타순에서 최적화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번 타순에서 타율 3할6푼을 쳤고, 2번 타순에서도 타율 3할2푼7리 17타점에 볼넷 19개를 골라내며 테이블세터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그는 "예전보다 1~2번 타순이 쉽지 않다. 타순이 훨씬 빨리 오는 느낌"이라고 말하지만 활약 자체만 놓고 보면 그에게 최적화된 타순이다. 
타율-출루율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한이이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박한이는 지난해까지 11년 통산 89홈런을 터뜨렸다. 그는 "타구가 뜨지 않는다. 특별히 의식하는 건 아니지만 홈런이 안 나오니 답답한 건 있다"고 털어놓았다. 데뷔 초 전형적인 발 빠른 1번 타자였던 그는 연차를 거듭할수록 주력 대신 장타력을 쌓았다. 
허벅지 부상에서 돌아 온 탓인지 올해는 도루도 하나밖에 없다. 오히려 도루 실패가 6개나 될 정도로 과거처럼 빠른 주력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 비해 도루 하기 쉽지 않아졌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더욱 날카로운 타격과 선구안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예전처럼 발은 빠르지 않아도 1~2번타자로서 높은 타율과 출루율로 여전히 가치를 잃지 않고 있다. 
그가 가장 탐을 내는 기록도 득점이다. 박한이는 "타순에 뒤에 있으면 타점 올릴 기회가 많아서 좋다. 하지만 지금은 1~2번으로 나오기 때문에 득점을 많이 하고 싶다"며 테이블세터로서 욕심을 드러냈다. 시즌 출발이 늦은 탓에 35득점으로 이 부문 전체 공동 19위이지만 팀 내에서는 이승엽(51점)과 박석민(48점) 다음이다. 개인 통산 득점은 860점으로 전체 13위. 
어느덧 개인 통산 1500안타에도 단 4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데뷔 첫 해였던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양준혁(16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11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칠 만큼 꾸준함의 대명사답게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소리없이 강한 박한이가 부상 악재를 딛고 프로 12년차를 맞아 또 한 번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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