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오지환, LG 부진 속에 빛나는 희망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14 08: 30

진흙 속에 피어나는 장미가 되는 걸까.
LG의 신예 유격수 오지환(22)이 팀의 추락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비록 LG가 최근 15경기 2승 13패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오지환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13일 잠실 넥센전에서 2-10으로 대패했지만 오지환은 마치 한 점차 승부인 것처럼 경기 내내 최선을 다했다.
오지환은 시즌 초 향상된 수비와 더불어 그동안 고전했던 좌투수 공략에 성공, 공수에서 맹활약하다가 5월 타율 1할7푼6리 실책8개를 기록하며 다시 고전했다. 5월의 오지환은 4월의 오지환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는데 좌투수에게 침묵한 것과 더불어 홈인 잠실구장 그라운드에 적응하지 못해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여전히 마음만 앞선 모습이었고 타석에서도 탈삼진수가 볼넷에 2배가 넘을 만큼 조급증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2경기 연속 무실책, 7월 타율 3할4푼으로 4월보다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비록 팀이 7연패에 빠져있지만 어떻게든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집중력을 되찾았다. 8홈런·38타점으로 어느덧 팀 내 홈런과 타점 부문 2위에 자리하고 있는 오지환은 이대로라면 두 자릿수 홈런·도루 달성은 물론, 첫 풀타임 출장했던 2010년의 기록들을 모두 경신하게 된다.
물론 불명예스러운 리그 1위인 실책수(17)와 삼진수(74)가 오지환의 깊은 그림자로 자리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홈인 잠실에서 12개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잠실구장 그라운드가 딱딱하고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형성되더라도 심각한 사태다.
그래도 이제 겨우 풀타임 2년차에 불과하고, 많은 실책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수비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오지환의 미래를 기대케 하는 요소다. 고등학교까지 오지환의 주포지션은 투수였다. 즉 올해가 오지환에게는 유격수로서 프로 무대 두 번째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자 자신의 커리어에서도 유격수로 맞이하는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이다. 여전히 포구와 포구에서 송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미흡함이 보이지만 올 시즌 들어 송구 실책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풋워크도 향상되어 땅볼타구 처리도 이전보다 낮은 자세에서 이뤄지고 있고 타구의 속도와 주자유무에 따른 상황 판단도 월등히 좋아졌다.  
많은 삼진수가 오지환의 공격력을 깎아내릴 수 있지만 현재 리그 유격수 중 넥센 강정호(1.113)와 KIA 김선빈(0.784) 만이 오지환(0.726)보다 높은 OPS를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도 유격수 중에는 강정호에 이은 2위. 타고난 손목힘으로 어느 투수의 공이든 장타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매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올릴 수 있는 빠른 다리도 있다. 물론 향후 오지환의 타격 메커니즘이 진화하고 선구안이 향상된다면 3할대 타자가 될 수 있겠지만 이미 오지환은 상당한 수준의 득점생산력을 자랑한다.
과감한 투자는 어떻게든 결실을 맺는다. 국가대표 유격수 박진만 역시 풀타임 4년차까지 한 시즌 평균 실책이 19.25개였고 실책 20개 이상을 기록한 시즌도 3시즌이나 된다. 올 시즌 가장 빼어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는 강정호도 2010시즌 23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가장 안정된 수비력을 보이고 있는 삼성 김상수도 불과 지난 시즌만 해도 실책 22개를 범했다.
영원한 악몽도 영원한 실패도 없다. 오지환이 지금의 성장통을 이겨내고 완성형 유격수로 거듭나 LG의 중심이 된다면, LG도 비로소 시즌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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