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퓨처스올스타' 최정민, "홈런보다 번트 안타가 더 매력"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7.14 18: 09

"정근우 뒤 이을 근성맨."
SK 내야수 최정민(23)이 1군 무대에서 보여줄 번트 안타를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미소년 얼굴이지만 생소한 이름이다. 마산고-동아대를 졸업, 작년 드래프트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우투좌타 대졸 신인. 177cm에 75kg으로 눈에 띄지 않는 체구다. 아직 1군 무대를 밟은 적이 없는 만큼 SK팬들에게조차 낯설다.

그러나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최정민의 입지가 상당하다. 야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설 만큼 코칭스태프로부터 가능성 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13일 현재 45경기에 출장, 2할4푼8리로 그리 뛰어난 타율은 아니지만 6월 중순에는 3할대(.328)에 이르기도 했다. 백인식, 조성우와 함께 퓨처스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최정민은 고교 때까지 주로 유격수였다. 그러다 대학에 입학한 후 지금까지 거의 2루수로 나왔다. 스스로는 유격수와 3루수도 자신하고 있다. 최정민은 시즌 초반 9번 타자에서 2번 타자로 올라서더니 최근에는 톱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마치 정근우의 뒤를 받치기 위한 것 같다.
최경환 타격코치는 최정민에 대해 "마인드가 최고다. 정신력이나 열정면에서 박승욱, 김도현, 한동민과 함께 손에 꼽힌다"면서 "흙 속의 진주 같아 욕심이 많이 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1~2년 안에 백업 내야수로 1군에서 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기습번트도 좋고 주루, 센스 능력을 두루 갖췄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코치는 "성장가능성은 정근우의 뒤를 잇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면서 "도루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 발은 빠른데 스타트가 미숙한 것이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최정민은 최근 타격폼까지 수정을 했다. 큰 변화는 없지만 흔들며 준비하는 방망이의 움직임을 줄이고 노스텝이던 발을 살짝 움직였다. 치기 직전까지 최대한 힘을 아끼는 타격폼이다. 한달에 걸쳐 조금씩 수정을 성공, 이제는 배팅 각도를 부채살 타법이 가능하다. 종전 당겨치기 일변도에서 빠른 발에 맞는 타격 자세를 제대로 탑재한 것이다.
덕분에 지난달 3일 경찰청과의 경기에서는 프로 첫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정민은 "대학 4년동안 1개일 정도로 홈런 경험이 별로 없다. 희열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다. 홈런보다는 번트안타가 더 즐겁다"면서 "타격폼의 변화는 내게 엄청 크게 느껴졌다. 최 코치님과 폼을 바꾼 이후 파워도 늘어나고 집중도 잘돼 집중력이 생긴다"고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덕분에 거의 매일 경기에 출장하다보니 7kg이나 빠진 적도 있다"는 최정민은 "체력 보충을 위해 수면 시간을 늘리고 밥을 잘 챙겨먹으려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정민의 가능성을 인정받아서인지 팬클럽까지 벌써 생겼다. "퓨처스 경기가 끝나고 팬이 오셔서 사인 요청을 하시는데 그 때 말씀해주셔서 알았다"는 그는 "팬클럽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웃어보였다.
김용희 2군 감독 역시 최정민에 대해 "발이 빠르고 컨택 능력이 좋은 선수다. 에너지가 넘쳐 꾸준히 기회를 갖는다면 기대해도 좋을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정민은 지난주 대전 한화전에 이어 13일 문학 넥센전에 앞서 두 차례 1군 합류 지시를 받기도 했다. 오른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정근우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정민의 1군 엔트리 등록은 미뤄졌다. 최정민은 "이렇게 1군에 불려 다니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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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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