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 FC와 함께 스코틀랜드 프로축구를 양분했던 레인저스 FC가 결국 4부리그로 강등됐다.
1부리그를 제외한 2~4부리그 팀들로 구성된 스코틀랜드풋볼리그(SFL)는 지난 13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총 30개 회원 클럽들의 투표 결과 총 25개 클럽이 레인저스의 디비전3(4부리그)행에 찬성했다고 설명하며 레인저스의 4부리그 강등 결정을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 중간 탈세 사실이 밝혀지며 승점 삭감은 물론 엄청난 세금 폭탄과 함께 파산하게 된 레인저스는 하루 아침에 1부리그서 최하위리그로 추락, 클럽 역사상 최대 시련을 맞게 됐다.

레인저스가 다음 시즌부터 속하게 될 디비전3은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리그 가운데 최하위에 해당하는 리그로 지난 시즌 평균 관중 475명에 불과할 만큼 지역축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레인저스가 지난 시즌 이런 저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평균 4만 5000명 이상의 관중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강등이다.
한편 SFL이 레인저스의 4부리그행을 최종 의결한 가운데 레인저의 경영권을 가진 찰스 그린 회장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식 논평을 통해 “우리는 축구 클럽이고, 다른 걸 떠나 축구를 다시 하기를 원한다. 디비전3에 충실히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 운명을 받아들이겠다고 설명했다.
레인저스의 4부리그행과 더불어 자연스레 스코틀랜드 축구의 최고 히트 상품이었던 셀틱과의 올드 펌 더비도 최소 3년간은 볼 수 없게 됐다. 이로써 스코틀랜드 리그는 흥행적인 부분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됐고 당장 다음 시즌 재정적인 위기 역시 피할 수 없게 됐다.
SFL은 이번 결정에 대해 “재정 위기에 대한 걱정보다는 축구의 순수함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선택은 스코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힘든 결정이기도 했지만 축구의 순수성이 더 중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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