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메가히트를 기록하며 19억불의 흥행수익을 올린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아이스 에이지4: 대륙 이동설’이 더욱 강력해져 돌아왔다.
‘아이스 에이지4’는 도토리에 대한 스크랫(다람쥐)의 엄청난 집념이 지질학적 대재난을 일으킨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스크랫은 도토리를 쫓다가 지각과 맨틀을 거쳐 지구 내부의 중심부인 핵까지 내려가게 되고, 핵 위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다가 지구상의 대륙과 바다가 5대양 6대주로 갈라지게 만든다. 도토리를 손에 넣겠다는 일념 하나로 질주하는 스크랫과 지구상의 대륙과 바다가 쩍 갈라지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오프닝은 관객들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크랫은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잊을만하면 등장해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다른 동물 캐릭터들과 달리 말을 하지 못하는 스크랫은 오직 동작과 표정만으로 슬랩스틱 개그를 선보인다. 어느 것에도 한 눈 팔지 않고 오로지 도토리의 행방에만 관심이 있는 스크랫의 단순함과 포기를 모르는 끈질김은 스피디한 화면과 어우러져 ‘아이스 에이지’만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대륙이 갈라지고, 빙하가 무너지며,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의 화려한 볼거리는 할리우드 최고의 기술팀이 구현해낸 생생한 3D 화면 안에 담기며 시리즈 사상 최고의 스펙터클 어드벤처를 탄생시켰다. 아카데미상 수상에 빛나는 블루스카이 스튜디오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혁명적인 수준의 기술력으로 불리는 빛 추적 묘사법을 통해 새파란 하늘 아래 선명한 무지개와 얼음을 뚫고 여과되는 태양 빛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최첨단 기술력으로 탄생한 황홀경 위에 펼쳐지는 스릴 넘치는 모험도 ‘아이스 에이지4’의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스크랫의 만행(?)으로 인해 일어난 갑작스런 대륙이동 때문에 매니(매머드)는 아내 엘리와 딸 피치스와 생이별을 하게 된다. 매니는 디에고(검치 호랑이), 시드(나무늘보), 시드의 할머니 그래니와 고립돼 빙하를 배 삼아 정처 없이 떠돌던 중 악질 해적단과 마주친다. 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해적’에게서 ‘해석선’을 ‘해적질’하는 무모한 도전을 하기에 이른다.
캐릭터들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을 통해 성장한다. 해적단의 일등항해사이자 강인한 여성 검치호랑이 캐릭터인 쉬라는 남자다운 호랑이 디에고를 만나며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고, 보수적인 아버지와 갈등을 겪었던 피치스는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는다. 가족들이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안 이후에도 좌절하거나 슬픔에 빠지지 않고 ‘어떤 상황이라도 분명 무지개는 떠있을 것’이라는 무한 긍정의 자세로 모험을 이어가는 시드는 관객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뭐니뭐니해도 영화의 백미는 매니 일당이 배 탈취를 위해 해적단과 사투를 벌이는 전투신과, 보물지도를 따라 도토리틀란티스에 당도한 스크랫이 결국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실현하는 시퀀스가 될 것이다. 치매기를 보이는 스크랫 할머니의 엽기 행각과 산딸기를 먹고 온몸이 마비됐다 풀려나는 시드의 모습도 단연 압권. 블록버스터급 스케일과 최첨단 기술력, 통통 튀는캐릭터, 가슴 따스한 감동으로 무장한 ‘아이스 에이지4’는 애니메이션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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