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과 남태희가 필요한 순간 절묘하게 골을 터뜨린 한국이 뉴질랜드를 누르고 올림픽 출정식을 깔끔한 승리로 장식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4일 오후 6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출정식 뉴질랜드전에서 박주영의 선제골과 남태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런던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인 이번 뉴질랜드전에서 홍 감독은 박주영을 원톱으로 내세워 실전 테스트에 들어갔다. 허리에는 홍명보호의 해외파 콤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기성용(셀틱)을 비롯 김보경(세레소)과 지동원(선덜랜드) 박종우(부산)가 선다. 김보경과 구자철 지동원의 뒤에서 기성용과 박종우가 중원을 지휘할 예정이다.

홍정호와 장현수의 연이은 낙마로 인해 여전히 불안을 남기고 있는 중앙수비에는 황석호(산프레체)와 김영권(광저우) 윤석영(전남)과 김창수(부산)이 섰고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이 꼈다.
경기는 초반부터 한국이 앞서나가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FIFA랭킹 95위 뉴질랜드를 상대로 점유율을 높여가며 압박에 들어갔다. 기성용과 구자철 김보경 그리고 좌우 풀백 윤석영과 김창수가 활발히 움직이며 뉴질랜드를 괴롭혔다.
선제골을 먼저 터뜨린 쪽은 역시 한국이었다. 한국은 전반 18분 왼쪽 공간으로 침투해들어간 지동원이 살짝 연결해준 패스를 뒤에서 따라들어오던 윤석영이 놓치지 않고 받아 골문 앞의 박주영에게 이어줬다. 박주영은 자신에게 굴러온 공을 힐킥으로 재치있게 밀어넣어 2년 만의 홍명보호 복귀전에서 득점을 신고했다.

선제골 이후 한국은 좌우를 오가며 뉴질랜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박주영의 선제골 이후 5분여 만에 이번에는 구자철이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 가볍게 돌아서며 페인트 모션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린 것이 골포스트를 빗겨나갔다.
전반 23분에는 골대 오른쪽에서 김창수가 올려준 크로스가 바운드된 것을 역시 구자철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크로스바에 맞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로도 구자철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뉴질랜드의 골문을 위협하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35분 기성용이 왼쪽의 빈 공간을 잘 보고 이어준 공을 윤석영이 골문 바로 앞까지 떨어지는 크로스로 연결했다. 지동원이 헤딩으로 받아봤지만 골문 안을 노리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한국은 전반 39분 김창수의 오른쪽 돌파에서 연결된 프리킥 찬스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프리킥에서 흘러나온 세컨드볼에 박종우가 달려들면서 오른발을 가져다댔지만 골키퍼 정면을 향하는 불운이 아쉬웠다.
전반 내내 한국에 주도권을 내준 뉴질랜드는 거친 플레이로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간간히 역습 찬스를 놓치지 않고 중앙 수비를 돌파, 슈팅을 시도하는 등 방심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추가골 없이 1-0으로 전반을 마무리한 한국은 선수교체 없이 후반에 돌입했다. 후반에도 경기의 주도권을 뉴질랜드에 넘겨주지 않고 공세를 이어간 한국은 구자철을 아래로 내리고 최전방의 박주영과 김보경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풀어나갔다.
후반 15분부터 이어진 연이은 세트피스 찬스를 놓친 것은 아쉬웠다. 그러나 세컨드볼을 놓치지 않고 공격으로 이어가며 뉴질랜드의 숨통을 조인 부분은 돋보였다. 특히 박주영은 후반 20분 경 골문 앞에서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패스와 직접 슈팅을 연달아 시도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24분 뉴질랜드가 간만에 좋은 기회를 잡았다. 호시탐탐 골문을 노리던 크리스 우드가 센터서클 근처에서 길게 이어진 공을 받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한 것. 다행히 이 슈팅은 정성룡 골키퍼가 가슴으로 받아내며 막아냈지만 곧바로 센터서클 근처에서 올려준 아담 토마스의 크로스를 놓치지 않은 셰인 스멜츠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일방적인 공세를 이어가다 동점골을 허용한 한국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구자철이 페널티 박스 우측에서 때려본 슛이 아슬아슬하게 골포스트를 빗나가며 아쉬움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나 후반 26분 지동원과 교체투입된 남태희가 아크 정면에서 벼락같은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승부를 결정짓는 시원한 결승골이었다.
남태희의 결승골로 승부를 결정지은 한국은 이후 뉴질랜드에 역습을 허용하지 않고 차분히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추가골을 끊임없이 노려봤지만 박종우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골운이 따라주지 않아 득점을 추가하는데는 실패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대한민국 2 (1-0 1-1) 1 뉴질랜드
▲ 득점=전 18 박주영 후 26 남태희(한국) 후 25 셰인 스멜츠(호주)
▲ 한국 출전 선수 명단
FW : 박주영(후 36 김현성)
MF : 김보경(후 19 백성동) 지동원(후 26 남태희) 구자철 기성용(후 38 한국영) 박종우
DF : 윤석영(후 42 오재석) 김영권 황석호 김창수
GK : 정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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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