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구단 체제, 우려되는 문제점과 20승 투수 가능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6 07: 38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KIA는 이번주 5경기 중 4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됐다. 유일하게 치러졌던 지난 12일 광주 롯데전은 5-1로 8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으나 선동렬 감독은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는 이겼지만 내용은 안 좋았다. 완전히 빵점이었다"고 혹독하게 평가했다. 
지난 12일 광주 KIA-롯데전은 10~11일 경기가 연이틀 우천 연기된 후 치러졌다. 월요일(9일) 휴식일까지 포함 3일 연속 휴식을 취한 뒤 경기에 임한 선수들은 경기감각과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날 KIA와 롯데는 폭투 3개와 포일 1개 그리고 실책 2개와 주루사 4개가 쏟아졌다. 기록되지 않는 실책과 본헤드 플레이가 속출했다. 

선동렬 감독은 "그날 경기는 계속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홈팀은 그나마 조금 나은데 원정팀은 집중력이 더떨어질 수밖에 없다. 월요일을 끼고 3일을 쉰 탓인지 선수들이 몸 자체를 움직이지 못 하고, 집중력이 떨어저보였다. 몸이 무거운 게 그대로 표시나더라"며 "경기에서 이기고 지고를 떠나 팬들에게 실망스런 경기를 보여줬다는 게 문제였다"고 혀를 찼다. 
이어 선 감독은 "투수들은 그래도 쉬었다 나가면 괜찮다. 힘이 생기면 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선발의 경우 로테이션에 따라 컨디션 조절하는 게 보통 쉬운 건 아니다"고 지적한 뒤 "야수들은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걱정했다.
당장 NC 다이노스의 가세로 9구단 체제로 치러질 내년 시즌부터 이 같은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 높다.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프로야구는 내년 시즌 NC의 가세로 1986~1990년 5년간 7구단 체제로 치러진 이후 23년 만에 홀수 구단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의 팀당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들고, 9개팀 중 한 팀은 반드시 쉬어야 한다. 월요일 휴식일을 끼고 최대 4일 휴식 취하는 팀들이 무조건 나온다. 이번주 KIA·롯데처럼 경기감각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감독들의 시즌 운용도 복잡해졌다. 휴식일에 맞춰서 선발 로테이션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1~3선발이 강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팀이 유리하다. 선동렬 감독은 "4~5선발은 지금보다 등판이 조금 뜸해질 것이다. 감독들이 받을 스트레스가 많아지겠다"고 내다봤다. 휴식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9구단 체제는 개인 기록 있어서도 새로운 양상을 나타낼 전망이다. 총 경기수는 44경기가 늘어나지만 팀당 경기수는 5경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선수들은 개인 기록에서 손해를 볼 여지가 많다. 특히 경기감각 문제가 대두되는 야수들이 그렇다. 안타·홈런·타점·득점·도루 등 여러가지 누적 기록을 쌓는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반면 에이스급 선발투수들은 어느 정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선동렬 감독은 "20승 투수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에이스급 선발의 경우 4일간의 휴식일에 따른 등판일정 조정과 적절한 휴식으로 위력을 더할 수 있다. 실제로 선동렬 감독이 24승(1986년)·21승(1989년)·22승(1990년)으로 전성기를 구가했을 때가 바로 7개 구단 체제로 홀수 운영되던 시절이었다. 
물론 20승이라는 대기록은 무조건 실력이 따라야 한다. 역대 15차례 20승 투수 중 1986·1989·1990년 선동렬과 1987년 김시진을 제외한 나머지 11차례는 6개 또는 8개 구단 짝수 체제 해에서 나왔다. 1999년 정민태가 132경기 체제였을 뿐 나머지 투수들은 126경기(이상훈·김현욱·리오스)-110경기(김시진·김일융·최동원)-100경기(장명부·이상윤·최동원)-80경기(박철순)에서 20승을 달성했다. 투수 분업화가 철저한 현대야구에서 에이스급 투수들의 몰아 넣기가 가능한 홀수 체제의 기형적인 일정이 다승 쌓기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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