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도루 1위’ 넥센 김시진 감독, “얼마든지 뛰어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15 07: 40

그야말로 '다이나믹 넥센'이다.
넥센이 팀 도루 1위(103개) 팀 홈런 2위(64개)를 기록, 역동적인 야구를 펼치며 올 시즌 전반기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넥센은 14일까지 38승 35패 2무의 성적으로 시즌 내내 4위안에 자리 중이다. 여전히 2위부터 6위까지 3경기차로 붙어있어 혼전 양상이지만 이대로라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상황. 무엇보다 나이트·밴헤켄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중심으로 선발진이 안정되어 있고 문성현의 복귀로 인한 불펜 강화, 그리고 정착된 타선으로 투타의 짜임새가 돋보인다.

타선을 살펴보면 서건창·장기영의 테이블세터진이 3할 내외의 타율과 32도루를 합작하며 득점찬스를 만들고 3번 타자 이택근도 13개의 도루와 진루타·희생타에 주력하며 찬스를 이어간다. 그리고 리그 타점 1위 박병호(64개)와 리그 홈런 1위 강정호(19개)의 4·5번 타자 듀오는 한 방 외에도 도루 21개를 합작, 넥센은 1번 타자부터 5번 타자까지 평균 두 자릿수 도루를 올리고 있다.
스피드를 이용한 넥센의 공격은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잘 나타났다. 넥센은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 중 한 명인 LG 벤자민 주키치를 무너뜨리며 10-2 대승을 거뒀는데 빠른 발이 주키치를 흔드는 데 적절하게 작용했다. 1회초 넥센은 첫 타자 서건창이 좌전안타를 때렸고 장기영의 투수 앞 땅볼 희생번트에 주키치가 송구 타이밍을 놓치며 내야안타, 이어 이택근의 희생번트와 박병호의 유격수 땅볼로 서건창이 홈을 밟아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1회초 장기영의 희생번트가 내야안타가 된 게 주키치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이었다고 분석했는데 “투수 입장에서 내주지 않아도 되는 안타를 맞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주키치의 경우, 1회초 희생번트가 자신의 실수로 내야안타가 된 게 심적으로 부담을 갖게 된 시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회초 2점을 보탠 넥센은 3회초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연속도루에 성공, 2이닝 연속 2점을 뽑으며 주키치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김 감독은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른 박병호의 도루에 대해 “LG쪽이나 이날 경기장에 오신 관중들도 마찬가지셨겠지만 우리 덕아웃도 놀라서 웃음만 지었던 상황이었다”며 “주루코치가 항상 상대 투수의 투구폼을 분석하고 선수 전원에게 언제든지 뛰라고 주문한 결과가 잘 나타난 장면이었다”고 박병호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에 만족을 표했다.
 
김 감독은 이처럼 상대 투수의 투구 타이밍만 빼앗으면 발이 빠르지 않아도 얼마든지 도루가 가능하다면서 상대 투수 분석이 올 시즌 넥센 뛰는 야구의 원동력이라 밝혔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항상 그린라이트다. 물론 덕아웃에서 뛰라고 지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선수 스스로 상대 투수 투구폼을 분석하고 각자의 판단에 의해 띄는 경우가 많다”며 “실패하더라도 일단 뛰어봐야 왜 죽었는지 알 수 있다. 시도조차 안하는 것보다 낫다. 그래서 얼마든지 뛰라고 한다”고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강조하고 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캠프 때부터 선수단이 도루와 주루플레이를 부단히 강조하고 계획했다며 “사실 나는 투수 쪽은 관여할 때가 있지만 타격이나 주루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 스태프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이다”라며 “캠프 때부터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 팀을 이기게 하는 플레이가 무엇인지 선수단이 고민하고 연습했다. 나는 그저 우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믿고 지원하며 단합이 깨지지 않도록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편 김 감독은 남은 시즌 운용 방안과 관련해선 “아직 승부수를 띄울 시기는 아니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매진할 시기다”며 “5할 승률에서 몇 승을 더해야하는지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는 팀의 약점을 보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문성현이 불펜투수로 1군에 합류한 것도 불펜 보강이 현재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고 여전히 내부전력을 다지는 데 주력할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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