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에 합류하기까지 박주영(27, 아스날)에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병역 논란으로 인해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에서 낙마하기까지 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와일드카드(23세 초과)로 올림픽팀에 합류한 박주영은 지난 14일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논란에도 불구, 고집스럽게 ‘박주영 발탁’을 관철시킨 홍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90분간 보여준 전방에서 무게감 있는 플레이도 플레이지만, 경기를 마친 뒤 홍명보호의 아이들은 처음 실전에서 함께 뛴 박주영에 대해 “형이 있어 너무 편했고, 믿음직스러웠다”며 강한 신뢰감을 내비췄다.

뉴질랜드전에 원톱으로 선발 출격한 박주영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전반 18분에는 윤석영의 땅볼 크로스를 감각적인 힐킥으로 돌려세우며 선제골을 터트리는 등 90분 내내 쉴 새 없이 공간을 찾아다니며 전방을 흔들어놨다. 병역 논란에다 지난 시즌 아스날에서 거의 실전을 뛰지 못하는 시련이 있었지만, 그래도 박주영은 박주영이었다.
함께 발을 맞춘 선수들도 이구동성으로 ‘맏형’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믿음을 드러냈다.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동원은 “주영이 형한테 볼이 들어가면 그 볼이 어떻게든 살아서 나온다”라고 설명했고, 전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들어가는 박주영을 향해 환상적인 패스를 넣어주는 등 좋은 호흡을 보였던 김보경 역시 “직접 처리하는 것도 뛰어나지만 패스의 질이 참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각각 원톱과 섀도 스트라이커로 발을 맞춘 구자철 또한 다르지 않았다. 박주영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형이 있어 너무 편하게 경기를 한 것 같다. 공간을 만들어 주는 능력이 좋고 공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움직임이 워낙 좋기 때문에 주위 선수들이 좋은 포지션을 차지하게 만든다. 경험이 많으니 확실히 달랐다”라고 설명, 홍명보호의 ‘캡틴’으로서 ‘맏형’ 박주영에 대한 믿음과 무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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