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 강원전 패배 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되뇌었다. 절실함을 되찾은 대전 시티즌은 15일 서귀포로 방울뱀 사냥을 떠난다.
대전은 지난 11일 강원전에서 63%의 점유율을 보이며 23개의 슈팅을 쏟아부었으나 골 결정력에서 문제를 보이면서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공격보다 문제였던 것은 수비. 안정을 되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수비가 균열을 보이면서 웨슬리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고 말았다.

문제는 대전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케빈과 김형범이 최근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으며 득점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둘을 제외한 득점 루트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하는 상황. 유 감독으로서는 새로 팀에 합류한 테하가 새로운 저격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초반의 위기를 넘기고 상승세를 탔다는 느낌도 잠시, 대전에 다시 위기가 찾아왔지만 위안이 되는 것은 분위기가 초반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대전은 패한 경기에서도 상대를 몰아붙이며 경기 내용 면에서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여기에 유 감독은 지난 강원전을 통해 선수들이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시즌 초반의 절실함을 되찾는 계기가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제주전에는 강원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테하가 본격적으로 K리그에 출격할 예정이다. 기존의 공격루트인 케빈과 김형범의 협공에 테하가 가세해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공격을 전개할 계획이다. 수비는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유동적으로 상대의 공격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조율하는 열쇠는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 두 역할을 수행할 김태연이 쥐고 있다.
대전이 꺾인 상승세의 길목에서 만나는 제주 역시 6월 이후 독기가 한풀 꺾였다. 간판 수비수 홍정호와 주전 골키퍼 한동진의 부상이 큰 타격이다. 8라운드 포항전 이후 무실점 경기가 한 번도 없었던 제주는 12일 저녁 울산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고 돌아와 대전전을 준비해야 하는 악조건이 겹쳤다.
유 감독은 "지난 강원전을 통해 우리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다시 시작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며 새롭게 출발하겠다. 제주는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선수 한둘이 빠진다고 흔들리는 팀이 아니다. 치열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며 제주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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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