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진’이 인물간 꼬이고 꼬인 운명을 유기적으로 배치, 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 15회는 현대에서 조선으로 건너간 의사 진혁(송승헌 분)의 고뇌, 세도정치를 끝내고 왕권강화 욕심을 드러내는 흥선군 이하응(이범수 분), 진혁을 사랑하기 때문에 목숨마저 버리려는 홍영래(박민영 분), 사랑과 권력을 모두 잃은 김경탁(김재중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하나의 운명이 뒤틀리면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엉키는 또 다른 운명은 향후 네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일지 도무지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흥선군이 권력 욕심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진혁의 목숨이 위험하고 진혁이 영래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현대로 돌아가는 길은 멀어지며 경탁이 행복하게 웃을 수 없는 얽히고설킨 관계는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진혁은 영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조선에 온 것 같다고 깨닫게 되고 영래의 목숨을 또 한번 살렸다. 진혁이 영래를 살리는 바람에 훗날 대원군이 돼야 하는 하응이 경탁의 총에 맞고 죽을 위기에 처하는 상황에 놓였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역사가 뒤엉키는 까닭에 이리하지도 저리하지도 못하는 진혁의 힘겨운 운명은 후반부를 향해 가는 ‘닥터진’을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때문에 어떤 인물에 감정을 이입해서 보느냐에 따라 ‘닥터진’을 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있다. 애절한 로맨스 외에도 조선말 벌어지는 권력 다툼의 실체, 팽팽한 정치 담론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닥터진'은 분명히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신사의 품격’보다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그저 그런 사극, 그저 그런 드라마로 평가하기에는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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