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품격’ 김은숙 작가의 이별법은 역시 달랐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주말 특별기획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 15회분에서는 서이수(김하늘 분)가 김도진(장동건 분)에게 이별을 거부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극 중 콜린(이종현 분)의 친부가 자신임을 알게 된 후 충격에 빠졌던 도진은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이수를 힘들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수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던 상황. 이수는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망설임과 불쑥불쑥 떠오르는 도진 생각에 더욱 괴로워하던 중 무의식중에 도진 아파트 앞까지 가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결심을 한 듯 도진과 대면하게 된 서이수는 “생각해보니 억울해서요. 고백부터 이별 통보까지 자기 멋대로! 거짓말이나 하고!”라며 “내가 김도진 씨 싫어하기 전까지, 나 안 싫어한댔잖아요! 근 한 달은 서이수 사랑하는 걸로. 당신이 당신 입으로 말했잖아!”고 그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왈칵 터트렸다.
이어 이수는 “근데 난 김도진 씨 걱정은 하나도 안 돼! 댁 같은 남자가 뭐가 좋다고,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보고 싶어 죽겠는 내가 걱정이지”라며 “그러니까 이별은, 내 방식에 맞춰요. 앞으로 이 시간 이후부터, 내가 부르면 뭘 하고 있든 나와요”라고 김도진이 선언했던 이별을 거부했다. 이수는 분노와 애처로움이 뒤섞인 말투로 “내가 댁이 안 보고 싶어지고, 더 이상 생각 안 날 때까지, 그래서 헤어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내 옆에서”라고 감정을 폭발시켰다.
이수의 안타까운 고백이 이어진 가운데 도진은 “해요. 서이수가 원하는 건 뭐든지”라며 이수를 가슴 아프게 바라봤다. 서이수를 사랑하지만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도진이기에, 이수가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해주겠다는 단단한 사랑을 내비쳤다.
그 후로 서이수는 횡단보도, 서점, 영화관, 식당 등 어떤 장소든 자신이 가는 곳마다 도진을 불렀고, 도진은 이수의 부름에 말없이 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마주치거나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채 애처로운 데이트를 이어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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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신사의 품격’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