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KIA가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KIA의 시즌 12차전. 삼성이 9-4로 리드한 7회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삼성 타자 진갑용이 KIA 투수 박지훈으로부터 초구에 몸을 맞았다. 사구 직후 박지훈을 노려본 진갑용이 몇 발자국 걸어간 후 마운드로 뛰어갈 자세를 취했고,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우르르 몰려나오며 대치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삼성이 6-4로 리드한 7회 무사 1루. KIA는 투수를 박경태에서 박지훈으로 바꿨다. 그러나 박지훈이 초구부터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박지훈은 또 다시 초구 139km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렸고, 최형우에게 우중월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스코어는 9-4 삼성으로 승부가 기운 상황. 박지훈은 후속 진갑용을 다시 초구에 몸을 맞혔다. 승부를 가르는 홈런 직후 날아온 몸쪽 공에 진갑용은 발끈했다. 박지훈을 노려본 진갑용이 마운드로 달려갈 자세를 취했고, 그 순간 양 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다행히 주심을 맡은 포수 출신 이영재 심판위원이 온몸으로 진갑용을 뜯어말리며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삼성은 8명, KIA는 7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8승2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연이틀 우천 연기로 휴식을 취한 터라 총력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4회 김선빈이 1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다 포수 진갑용의 블로킹에 막혀 아웃됐다. 슬라이딩으로 홈에 쇄도하던 김선빈이 포수 진갑용의 무릎에 정면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코뼈 부상을 당했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김선빈이 경기에 빠졌고 공교롭게도 진갑용에게 아주 묘한 시점에서 몸에 맞는 볼이 날아들었다.
다행히 진갑용이 분노를 가라앉혔고, 양 팀 선수들도 충돌없이 곧장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KIA는 박지훈을 곧바로 마운드에서 내리며 진해수로 투수를 바꿨다. 신인 박지훈은 마운드를 내려가며 15년 대선배 진갑용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며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다.
올해 벤치 클리어링은 지난 5월20일 대전 한화-SK전, 6월6일 대전 한화-롯데전, 7월3일 광주 KIA-두산전에 이어 이날 삼성-KIA전이 시즌 4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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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