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던 인천이 180도 달라졌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15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1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서 3-2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부상에서 돌아온 한교원이 2골을 터뜨리며 맹활약을 펼쳤고,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새 외인 공격수인 빠울로의 극적인 헤딩 결승골에 힘입은 인천은 2연승을 포함해 7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 4무)을 내달리며 12위로 2계단 뛰어올랐다.

K리그 최소 실점(18실점)을 자랑하는 서울을 상대로 3골을 넣어 앞선 8일 최소 실점 2위(21실점)인 부산 원정에서 2골을 넣으며 승리했던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결정력에 물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최소 실점 1, 2위 팀을 상대로 말이다.
인천은 슈팅수에서 서울에 9-12로 뒤졌지만 유효 슈팅에서는 7-6으로 앞섰다. 이 중 3개의 슈팅을 골문 안으로 넣었다. 부산전서도 5개의 슈팅 중 2골을 성공시키는 놀라운 결정력을 보였다. 이전과는 다르게 눈에 띄게 높아진 결정력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16경기 10득점으로 12경기 연속 무승의 수렁에 빠져있던 인천이다. 노장 설기현이 5골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었고 상대 수비에 집중 견제를 당할 때면 골문을 쉽사리 열지 못했다. 수많은 찬스를 양산하고도 공격의 방점을 찍지 못하며 눈앞에서 승리를 놓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인천이 180도 달라졌다. 2경기서 5골을 뽑아냈다. 득점자가 설기현이 아니었기에 그래서 더 반갑다. 결정력과 함께 공격 옵션의 다양화가 이루어졌다. 한교원이 만점 활약을 펼치며 공격의 구심점 임무를 수행했고 빠울로라는 믿음직한 무기도 더해졌다.
부산전서 단 한 개의 슈팅을 선제골로 연결했던 한교원은 서울전서도 4개의 슈팅 중 3개를 골대 안으로 보내는 등 2골을 뽑아내며 물 오른 결정력을 과시했다. 대포알 같은 두 번째 중거리 슈팅은 김용대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실로 순도 높은 득점력이었다.
새 외인 공격수 빠울로도 K리그 데뷔전서 원샷 원킬의 날카로운 발끝을 뽐냈다. 후반 32분 설기현의 바통을 이어 받은 빠울로는 이날 단 한 차례의 기회를 결승골로 연결시키며 인천이 그토록 바라던 '결정력 가뭄'에 단비를 뿌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격진의 한 축으로 선발 출격해 시종일관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이적생' 남준재도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빠울로의 헤딩 골을 어시스트하며 김봉길 인천 감독대행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김 대행은 경기 후 인터뷰서 "전반기에도 경기 내용은 상대 팀에 뒤지지 않았는데 득점이 안돼 힘든 경기를 했다"며 "공격에서 다양한 옵션을 가동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부산-서울전만으로 인천의 결정력 부족이 해결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K리그서 최고의 짠물 수비를 펼치는 부산과 서울을 상대로 도합 5골을 터뜨렸다는 점은 이러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설기현 한 명이 막히면 앞선에서 결정을 지어주지 못하던 인천이 모두가 두려워 할 만한 결정력과 공격력을 갖추게 됐다. 인천의 시원스런 공격 축구는 오는 22일 포항전서도 이어질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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