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타선, 두산 원투펀치 꺾은 집중력 살려갈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7.16 06: 36

사실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나마 믿었던 것이 날씨였다. 우천순연으로 피해가면 다행이다 싶었을 정도.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결과는 달랐다.
SK는 13일부터 열리는 문학 두산전에 앞서 걱정이 앞섰다. 바로 전날(12일) 문학 넥센전에서 8연패를 끊은 SK였다. 선발 김병현을 상대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두산은 지난 5년 동안 라이벌이었지만 올해는 4승 7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었다. 더구나 문학 홈구장에서 두산을 상대해 이긴 기억이 작년 8월 25일 이후 없었다. 올해는 물론 작년 9월 3일부터 11경기 연속 두산을 상대로 이긴적이 없었다.

한마디로 두산은 SK에게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특히 선발진이 탄탄한 팀이었다. 더스틴 니퍼트로 시작해 노경은, 이용찬이 SK전에 맞춰져 있어 버거운 것이 사실이었다. 연승을 이어가는 것은 고사하고 다시 연패에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오히려 2연승을 기록하면서 15일 경기가 우천 순연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우선 SK는 13일 문학 두산전에서 선발 니퍼트가 보인 한 번의 빈틈을 노려 승리를 가져갔다. 2회 이호준과 박정권이 연속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쳐내더니 김강민이 우전안타로 만루를 만들었고 그리고 임훈이 우전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더니 정근우의 좌전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이후 SK는 철저하게 지켜냈다. 임시선발이었던 박정배가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무실점,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작년까지 몸 담았던 친정팀이었던 두산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극적인 승리 기여였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경기 시작부터 정배의 볼이 제구가 됐다. 그래서 쉽지 않겠다는 예상을 했다. 그런데 우리도 스윙이 커지면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또 니퍼트에 대해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다. 공격적인 타자 성향을 알지만 거의 대부분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만큼 공략당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다"면서 "또 연속 안타를 맞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맞으면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가는 점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결국 SK가 분석을 잘하고 나섰다는 뜻이었다.
SK는 14일 문학 두산전마저 승리했다. 8-7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초반 리드를 잡으며 5회까지 7-0으로 여유있게 앞선 SK였다. 그러나 6회 6실점, 위기를 맞았다. 허준혁, 이재영, 정우람 등 승리조 불펜을 투입한 SK는 1점을 내줬지만 1점을 더 뽑아 팀 승리를 지켜냈다.
두산 선발은 노경은이었다. 노경은은 사실상 최근 두산의 에이스였다. 지난달 6일 잠실 SK전부터 선발로 전환한 후 승승장구해왔다.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노경은은 이 기간 동안 40⅓이닝을 소화, 경기 당 6⅔이닝을 책임졌다. 3승 1패에 평균자책점은 2.45였고 피안타율은 1할8푼5리였다. 한마디로 점수를 뽑기가 쉽지 않은 투수였다.
그러나 이날 노경은은 4⅓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5탈삼진으로 7실점했다. 무엇보다 4사구가 7개나 나오면서 자멸한 감도 없지 않았다. 앞서 나온 6번의 경기와는 전혀 다른 투수였다.
이를 SK 타선은 놓치지 않았다. 1회부터 끈질기게 기다린다 싶더니 결정적일 때는 빠르게 승부를 가져갔다. 김강민, 이호준, 박정권이 인내하면서 볼넷을 얻어내자 임훈이 초구를 노려 적시타를 날렸다. 이후 기다림과 빠른 템포의 공략을 적절하게 가져가면서 배터리를 흔들어 놓는데 성공했다.
 
SK 타선은 집중력을 확실하게 가진 모습이다. 연패 기간 동안 1할1리에 불과했던 득점권 타율은 3연승 기간 동안 3할1푼5리까지 치솟았다. 득점을 낸 이닝은 SK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득점력이 높아졌다. 3경기 동안거둔 득점은 21점. 경기 당  7득점이다. 헛점이 보이면 여지 없이 무는 SK의 야성이 살아날 기미가 보인 만큼 1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게다가 박희수까지 가세, 정우람과 철벽 불펜을 다시 이룬 만큼 타격의 집중력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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