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다. 삼성 라이온즈 중심 타선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LCP포'의 동시 가동은 올 시즌 처음이다.
'맏형' 이승엽(36, 내야수)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이승엽은 2회 2사 3루 상황에서 KIA 두 번째 투수 앤서니 르루의 3구째 직구(145km)를 잡아당겨 우월 투런 아치(비거리 110m)를 쏘아 올렸다. 지난달 29일 대구 넥센전 이후 16일 만에 손맛을 만끽한 이승엽은 한일 통산 500홈런에 1개 차로 다가섰다.
"확실히 형우가 치니까 경기가 쉽게 풀린다. 경기를 쉽게 하려면 형우가 해줘야 한다"는 류중일 감독의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올해 들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타격 3관왕 출신 최형우(29, 외야수)는 천금 같은 한 방을 터트리며 타격감 회복을 예고했다.

그는 6-4로 앞선 7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KIA 투수 박지훈의 1구째 직구(139km)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115m짜리 3점포를 작렬했다. KIA의 추격 의지를 잠재우는 쐐기포.
박석민(27, 내야수) 또한 뒤질세라 시즌 17호 홈런을 터트렸다. 9-6으로 앞선 8회 2사 3루 상황에서 KIA 좌완 양현종의 6구째를 잡아당겨 120m짜리 투런 아치로 연결시켰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삼성은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KIA를 11-8로 따돌렸다. 8일 사직 롯데전 이후 4연승 질주.
이승엽이 복귀한 뒤 삼성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8개 구단 가운데 으뜸. 이승엽과 박석민이 거침없이 화력을 뿜어냈다. 반면 최형우의 방망이는 기대한 만큼 뜨겁지 않았다.
그렇기에 LPC포의 시즌 첫 동반 홈런이 주는 의미는 크다. 뒤늦게 터졌지만, 본격적인 화력 가동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형우의 꾸준한 활약이 절실하다.
2002년 이승엽, 마해영, 틸슨 브리또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경기 초반부터 장타력을 과시하는 게 류 감독의 가장 이상적인 득점 루트. 2012년 LPC포가 정상 가동된다면 삼성 타선의 무게감 향상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2연패 달성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PC포는 역대 최강 중심 타선으로 평가받는 2003년 이(승엽)-마(해영)-양(준혁) 트리오의 아성을 뛰어넘을 각오로 방망이를 예열시킬 기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