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의 심창민, "지난해 우승 보고 나 자신에 화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6 07: 40

"신인왕보다는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을 함께 하고 싶다". 
2년차 사이드암 유망주 심창민(19)이 두둑한 배짱으로 삼성 불펜의 확실한 전력으로 자라났다. 심창민은 지난 15일 대구 KIA전에서 5-3으로 리드한 3회 2사 만루에서 선발 미치 탈보트를 구원등판, 대타 김원섭을 직구 3개로 3구 삼진 처리하며 팀을 구했다.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 경기 후 류중일 감독도 "심창민이 위기를 잘막았다"며 그의 역투를 승인으로 꼽았다. 
경남고 출신으로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심창민은 지난해 어깨 부상에 따른 재활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28경기에서 2승2패3홀드 평균자책점 1.95로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펼치고 있다. 피안타율(0.198)이 2할도 안 되는 심창민은 승계주자 실점률도 13.3%(2/15)에 불과하다. 32⅓이닝 동안 삼진도 32개. 이닝당 하나꼴로 잡아내고 있다. 

15일 KIA전은 심창민의 위력이 그대로 나타난 경기였다. 역전 주자까지 나가있는 2사 만루 위기. 대타로 나온 좌타자 김원섭에게 초구부터 3구까지 모두 직구 승부했다. 스트라이크존으로 직구 3개를 과감하게 꽂아 넣으며 루킹 삼진 처리한 것이다. 사이드암으로서 140km대 초중반의 빠르고 힘이 실린 공으로 상대를 윽박지른다. 그 빠른 공으로 어떤 타자와도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하는 두둑한 배짱이 심창민의 최대 강점이다. 
심창민은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무조건 내가 잡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우리팀 수비를 믿고 내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마운드는 그라운드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타자에게 맞든 맞지 않든 마운드 위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모두 다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렇게 계속 1군에 있을 줄 몰랐는데 이제는 시즌 마지막까지 부상없이 팀의 우승 순간을 함께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지난해 삼성은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우승 순간 신인 심창민은 없었다. 부상으로 재활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고, TV로 우승 순간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올해에는 꼭 팀의 우승 순간을 함께 즐기고 싶다. 작년에 우리팀이 우승했지만 그 순간을 함께 하지 않아서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솔직히 작년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나 자신한테 화도 났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오기가 지금의 심창민을 만들었다. 여기에 경남고 1년 후배 한현희(넥센)의 존재도 그에게는 자극이 되고 있다. 같은 사이드암의 투수로 신인왕 경쟁자이기도 한 한현희에 대해 심창민은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솔직히 자극이 되지 않으면 거짓말이다. 3학년 때만 놓고 보면 현희가 잘했지만 구위는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엿보였다. 
하지만 그는 "신인왕보다는 팀의 우승이 먼저다. 선배들과 함께 진짜 우승의 감격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기로 똘똘 뭉친 심창민이 있기에 삼성 마운드는 미래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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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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