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정말 나오지 않는다" SUN의 답답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6 06: 33

"내가 맡으면 다 그런가봐".
지난 15일 대구 삼성-KIA전. 삼성은 3~6번 이승엽·박석민·최형우·진갑용이 홈런포 4방으로 8득점을 합작하며 11-8로 승리했다. KIA도 안타와 볼넷 9개로 8득점을 올렸지만, 시원한 홈런포가 터지지 않았다. 경기 분위기를 휘어잡을 수 있는 홈런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IA의 현실이 그대로 나타났다. 
KIA 선동렬 감독도 답답한 마음이다. 선 감독은 "큰 것이 나와야 경기가 쉽게 풀리는데 올해는 정말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홈런이 21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 뒤 "내가 맡으면 다 그런가봐"라는 씁쓸한 농담으로 답답한 심경을 그대로 표현했다. 

선 감독은 삼성 사령탑 재임 시절이었던 2005~2010년 6년간 한 번도 팀 홈런 1~2위에 오르지 못했다. 2008년 92홈런으로 전체 3위에 오른 게 최고 순위. 2005년 4위(111개), 2006년 6위(73개), 2007년 4위(86개), 2009년 5위(146개), 2010년 5위(118개)로 선동렬 감독 체제에서는 과거의 홈런 군단다운 명성을 재현하지 못했다. 
올해 선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KIA의 홈런 가뭄은 심각한 수준이다. 72경기에서 팀 홈런이 21개. 홈런 개인 1위 강정호(넥센·19개)보다 겨우 2개 많다. 산술적으로 지금 페이스라면 KIA는 올 시즌을 마칠 때까지 38.8개의 홈런을 치게 된다. 133경기 체제에서 팀 홈런이 40개도 되지 않는 게 KIA의 홈런 페이스인 것이다. 
KIA는 지난해 팀 홈런 106개로 이 부문 전체 2위의 거포 군단이었다. 나지완(18개) 이범호(17개) 김상현(14개)이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최희섭과 김주형도 9개로 뒷받침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범호(2개)·김상현(0개)이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고, 최희섭(5개)·나지완(4개)도 과거에 비해 만족스러운 홈런 페이스가 아니다. 
역대 한 시즌 최소 홈런 팀은 1993년 롯데로 당시 126경기에서 29홈런에 그쳤다. 1987년 OB(30개), 1993년 태평양(35개), 1987년 MBC(36개), 1985년 MBC(37개), 1986년 MBC(37개)·롯데(37개), 1989년 롯데(38개) 1986년 OB(38개) 등 9개팀이 40개 미만 홈런에 그쳤다. 2000년대 이후로는 2008년 KIA가 기록한 48개가 최소 팀 홈런이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2009년 홈런왕(36개) 김상현이 99일만의 복귀전이었던 15일 삼성전에서 3타수 1안타 2볼넷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허벅지 부상 후유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이범호도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캠프 불참 여파로 체력이 지친 최희섭도 지명타자에 전념하며 힘을 비축하고 있다. 후반기 반전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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