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완벽하게 맞아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에게는 어느 것보다 큰 공부가 됐다.
서울이 일격을 당했다. 지난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K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서 2-3으로 패했다. 최근 2승2무로 4경기 연속 패배를 당하지 않았던 서울은 5경기 만에 패배를 당했다. 또 원정 2경기서 연속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던 서울은 3골이나 내주면서 갑작스럽게 흔들리고 말았다.
승점 1점 차로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벌이던 전북(승점 46)이 14일 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챙긴 반면 서울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채 42점에 머무르며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 20라운드부터 시작된 최용수 감독의 계획은 출발이 좋았다. 전북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기 일정을 바꾸지 않았던 최 감독은 전북 원정에서 0-0으로 비겨 귀중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정규리그 1위와 2위의 대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수비적인 축구를 펼쳤다.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던 서울은 꽤나 안정적이었다. K리그서 가장 많은 득점을 터트리고 있는 전북을 상대로 철저한 수비를 통해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평균 득점이 3골을 넘었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던 전북은 서울의 수비축구를 상대로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운이 따르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어쨌든 서울의 수비는 대단했다. 경기를 마친 후 서울 선수들은 승리를 거둔 것처럼 기뻐했다. 부담스러웠던 원정 경기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라운드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컸을 전북이 수원을 상대로 3-0의 완승을 챙겼다. 비가 오면서 날씨가 선선해지자 전북은 체력적 부담이 줄었다. 또 수원은 수비가 흔들리면서 전북에 많은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하루 늦게 경기를 치르는 일정인 서울은 초조해 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문제가 하나 터지고 말았다. 팀 공격의 핵심인 몰리나가 전 소속팀 산토스와 급여 지급 문제로 브라질을 다녀와야 해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김진규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수비 불안이 생겼다. 데얀과 콤비를 이뤄야 할 몰리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공격 빈도가 줄어들면서 인천에 반격을 내주고 말았다.
비가 와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었던 가운데 골키피 김용대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최용수 감독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그동안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선두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완벽하게 맞아 들어가지 못했다. 물론 여전히 서울의 순위는 순위표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한 경기의 실패를 겪었지만 최용수 감독에게는 큰 공부가 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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