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강원의 힘, 맞불과 끈기 그리고 자신감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7.16 07: 36

한두 경기로 속단하는 일은 지양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변화가 확연히 눈에 보일 정도라면 기대감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학범슨' 체제로 접어든 강원이 보여주고 있는 변화가 바로 그렇다.
강원 FC는 지난 15일 오후 춘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1라운드 경기서 원정팀 울산 현대에 1-2로 석패했다. 이날 패배로 강원은 6승2무12패(승점 20)에 머무르며 김학범 신임 감독의 홈 데뷔전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비록 승점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석패라는 말이 어울리는 경기였다. 후반 말미 선수들이 지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강원은 열심히 뛰면서 끈기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상대의 선제골 한 방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도 없었고 오히려 '철퇴축구'의 울산에 철퇴로 맞불을 놓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반 막판, 달라진 강원을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볼 점유율에서 울산에 뒤지며 역습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던 강원은 전반 40분 김신욱의 높이를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 선제골을 허용했다. 강원 관중석에서는 짙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결국 또 선제골을 내줬다는 아쉬움의 신음이자 이대로 지는구나 싶은 탄식이 담겨있는 신음이었다.
그러나 강원은 골을 허용한 지 불과 1분 만에 벼락 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울산 골대 왼쪽 측면에서 이어준 정성민의 패스를 아크 정면의 김은중이 정확하게 받아냈다. 골문을 향해 김은중이 때린 슈팅은 울산 수비수 강민수의 발을 맞고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내내 유효슈팅이 없었던 강원의 첫 유효슈팅이 곧바로 골로 연결된 셈이다.
울산의 수비 실책으로 터진 동점골이지만 타이밍이 절묘했다. 실점을 허용하자마자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냈다는 사실 자체가 지켜보던 강원 관중을 흥분시켰다. 한 번 선제골을 내주면 곧바로 흔들리며 추가골까지 내줬던 예전과는 다르다는 확신이 강원에 싹을 틔우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 만난 김학범 감독은 강팀과 대결을 앞두고도 여유로워보였다.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한 가운데 홈 데뷔전을 리그 4위팀과 치르게 됐지만 김 감독의 눈은 눈 앞의 경기 하나에만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시종일관 날카로운 눈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김 감독은 자신이 맡은 팀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모두 다 살려야 한다. 그 중에서도 선수들의 자신감을 살리고 심리적, 정신적인 부분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단호하게 못박았던 '학범슨'의 말처럼 강팀을 상대로도 '지지 않겠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충분히 장전한 결과였다.
비록 후반 8분 이근호에 다시 한 번 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지만 확연히 달라진 강원의 모습에 관중은 지치지 않고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맞불과 끈기,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강등권 탈출을 위한 순항을 계속하고 있는 김학범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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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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