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차원이 다른 블록버스터의 위용을 드러내며 '다크나이트' 시리즈 완결편의 전율을 안겼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16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국내 첫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해외 시사 후 '걸작'이란 뜨거운 호평으로 국내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높은 기대만큼이나 한층 더 높아진 품격으로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짜릿한 긴장과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베일을 벗은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다크나이트'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배트맨(브루스 웨인, 크리스챤 베일)이 사랑했던 여인과 검사 하비 덴트의 죽음으로 고립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상태에서부터 시작한다. 배트맨이 필요없는 고담시의 사람들, 하지만 영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위급상황이 닥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폐해진 웨인은 다시 배트맨의 수트를 입는다.

영화는 전체 분량의 절반 가까이 IMAX 카메라로 촬영해 입을 쩍 벌릴만한 장대한 위용을 드러낸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 굉장히 넓은 화면과 뛰어난 화질 속 고담시의 풍경과 배트맨의 활약은 그 만큼 생생하다. 배트모빌이나 배트 포드의 속도감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재미를 준다.
영화는 어둡고 암담하고 철학적인 배트맨 시리즈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면서도 액션과 감동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커진 덩치만큼이나 짜임새 있어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왜 3부작의 완결편임을 알게 한다.
'배트맨' 시리즈는 배트맨 못지 않게 강력한 악당 캐릭터가 인상적인데, 톰 하디가 분한 이번 영화의 악당 베인은 마스크를 쓴 인믈로 폭발적인 육체적 힘을 과시하는 용병이다. '다크나이트'의 조커(히스레저)에 비해 그 카리스마는 약한 편이나 무게감은 그래도 상당한 편이다. 조커가 무정부주의자였다면 베인은 테러리스트. 흉악한 겉모습 뒤에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만한 비밀을 갖고있다. 배트맨과 베인은 맞딱뜨렸을 때 주로 맨 주먹 몸 싸움을 벌인다. 조커와는 두뇌대결이 강렬했다면 베인과는 그야말로 야만적이고 본능적인 힘 대결이다.
'다크나이트'가 배트맨 보다 조커에 좀 더 무게 중심이 기울어졌다면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브루스 웨인의 힘이 좀 더 강력한 편이다.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자신이 누구이며 자신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찾아나서는 웨인의 여정을 쫓는 것에 집중한다.
놀란 감독의 영화에 처음으로 참여한 앤 해서웨이가 분한 캣우먼 샐리나 카일은 신선하고 히스 레저와 닮아 묘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조셉 고든 래빗은 배트맨의 조력자 형사 존 블레이크로 분해 또 다른 시작을 알린다. 브루스 웨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웨인 기업의 임원 미란다 테이트(마리앙 꼬띠아르)도 등장한다.
단, 하루 전날이라도 전편인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를 감사하는 게 영화 관람에 훨씬 좋다. 전편들을 꿰고 있지 않으면 풍성한 이야기 속 자칫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을 우려가 있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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