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테이너, 이 돈 받고 일했어? 충격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7.17 09: 45

아나테이너로 불리는 아나운서들의 잦은 프리랜서 전향에는 지상파 3사의 부당한 대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아나테이너는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를 합친 신조어. 2000년대 후반부터 KBS 강수정·노현정·박지윤·최송현·전현무, MBC 김성주 등이 대표적인 아나테이너로 불리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OSEN의 단독보도로 사의 표명이 알려진 전현무를 비롯해 대부분의 아나테이너가 방송국을 뛰쳐나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아나테이너들이 방송국이라는 안락한 울타리를 벗어나 험난한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하는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아나운서들을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대거 기용하고 있지만 아나테이너로 불리는 인기 아나운서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아나테이너가 바쁜 일정을 소화한만큼 대우를 못 받는데 문제가 있다. 전현무의 프리랜서 전향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KBS의 경우 아나운서들의 TV 출연료는 1만 8000원, 라디오 출연료는 1만원에 불과하다. MBC와 SBS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은 수백만원의 회당 출연료를 받아가는 연예인들과는 비교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낮은 출연료를 받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물론 전현무를 비롯한 아나테이너들은 따로 수당을 매달 10~20만원 정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박탈감을 해갈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전현무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이 전현무만큼 4~5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매달 최소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벌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사측은 전현무의 인기가 많으니까 이리저리 투입하고 있지만 전현무가 느꼈을 상대적인 박탈감은 굉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 수입 문제만은 아니다. 아나테이너는 전날 밤늦게까지 예능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해도 다음 날 아나운서들에게 배정된 라디오 뉴스를 소화하며 아이돌 못지않은 살인적인 스케줄에 시달렸다.
전현무는 지난해 9월 라디오 생방송 뉴스를 펑크를 내며 비난을 샀다. 물론 대부분의 아나운서들이 바쁜 일정에도 주어진 뉴스 진행을 무리 없이 소화하지만 쌓인 피로감으로 인한 방송 펑크 등의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지상파 3사 방송국은 프리랜서로 전향한 아나운서들의 활동을 보이지 않게 막고 있다. 최근 MBC 뉴스 캐스터로 복귀한 김성주의 경우 다년간 친정 MBC에 출연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고된 업무와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는 아나테이너들이 쉽사리 방송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대중은 프리랜서로 전향한 아나테이너에 대해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전현무는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것에 대해 애착을 표현했다. 전현무 뿐만 아니라 많은 아나테이너들이 시청자들을 위해 고난의 길을 감수하지만 언제까지 아나운서 개인이 이 모든 짐을 떠안아야 하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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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성주, 강수정, 전현무 / KBS,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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