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6년 몬트리올 대회서 동메달을 목에 건 이후 36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장도에 올랐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런던으로 떠났다. 세계랭킹 1위 미국, 2위 브라질, 3위 중국, 7위 세르비아, 8위 터키 등 강호들과 함께 B조에 속한 여자배구 대표팀은 8강 진출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김형실호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예선전서 6개 국가 중 상위 4위 안에 포함될 경우 A조 1~4위 팀과 크로스 토너먼트로 4강 티켓을 노린다.

김형실호의 에이스 김연경(24, 페네르바체)은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 잠을 못이뤘을 정도로 많이 설렌다.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가서 잘하고 싶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도록 하겠다"며 "몬트리올 올림픽의 영광은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좋은 기회다. 동메달보다 더 좋은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목표를 이루고 돌아오겠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쉽지는 않다. 하지만 기죽지 않고 상대와 똑같은 레벨이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하면 가능성은 있다. 우리나라의 장점도 많기 때문에 승산은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뒤 "우리는 강력한 서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좋다. 강서브를 이용해 상대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이단블로킹으로 차단을 한다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조별리그에서 최소 3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르비아 터키 중국은 꼭 이겨야 하고, 미국이나 브라질은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대사를 앞둔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와 재계약을 두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16일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인스포코리아의 재계약 발표에 대해 '김연경의 터키 페네르바체행과 관련한 기사는 사실 무근이며, 구단의 승인 없는 계약은 무효다'고 밝히며 부인했지만 페네르바체도 17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연경과 다시 함께 하게 됐다'며 '계약기간은 2년이다'고 발표한 상황.
이에 대해 김연경은 "솔직히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아직까지도 불편한 감정은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낸 뒤 "하지만 큰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운동 선수는 언제 부상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갈 수 있을 때 좋은 조건이 있다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이번 올림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형실호는 오는 18, 20, 21일 셰필드에서 총 세 차례 영국과 연습 경기를 통해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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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