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와 최동훈 감독의 ‘범죄 3부작’ 시리즈의 완결편이 일주일 차로 개봉,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독립된 한 편만으로도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리즈물을 만든 한(韓)-미(美) 두 감독의 연출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상황. 때문에 이번에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도둑들’ 역시 전작들의 인기를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작품이 시리즈 최종회라는 것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먼저 오는 19일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지난 2005년 상영한 1편 ‘배트맨 비긴즈’, 2008년 상영한 2편 ‘다크나이트’를 잇는 ‘배트맨’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편. 1편 ‘배트맨 비긴즈’는 세계적으로 3억7200만달러(약 4330억원)의 수입을 거뒀으며, 두 번째 시리즈인 ‘다크나이트’는 10억달러(약 1조160억원)를 벌어들여 전작의 3배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다크나이트’는 미국에서 개봉 5일 만에 전작 ‘배트맨 비긴즈’ 총수입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내 성적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띄었다. ‘배트맨 비긴즈’는 전국관객수 92만명(영진위 공식집계)을 기록, 슈퍼히어로물 치고는 ‘너무 어둡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로부터 외면 받는 듯했지만, 2편 ‘다크나이트’로 408만명을 불러 모으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했다. ‘배트맨 비긴즈’와 비교했을 때 ‘다크나이트’는 4배가 넘는 놀라운 관객 성장률을 보인 것.
이는 자연스레 시리즈 3편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조커와의 대결을 끝으로 세상에서 모습을 감춘 배트맨이 8년 후, 고담시에 새롭게 등장한 최강의 적 베인과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 자신을 거부한 사람들의 고통을 지켜볼 것인가, 정의의 수호자로 나설 것인지를 고민하는 배트맨을 통해 절정에 다다른 비장미와 시리즈 특유의 철학적인 주제, 초대형 스케일로 관객들을 압도할 전망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 보다 일주일 늦은 오는 25일 개봉하는 ‘도둑들’은 2004년 ‘범죄의 재구성’, 2006년 ‘타짜’를 잇는 범죄 3부작의 완성판으로, 최동훈 감독이 ‘타짜’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범죄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 관객 212만명을 동원한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으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한국형 범죄사기극을 탄생시키며 장르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최동훈 감독은 두 번째 작품 ‘타짜’로 전국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명실공히 흥행 감독으로 입지를 다졌다. ‘타짜’의 관객수는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 흥행 2위의 기록이다. 전국 관객 613만명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의 세 번째 작품 ‘전우치’도 ‘타짜’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도둑들’은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생생히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 스피디한 대사감과 화려한 볼거리 등으로 한국 영화계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최동훈 감독 작품의 색깔이 그대로 묻어난 작품. 전문 사기꾼, 도박꾼에 이어 ‘도둑들’의 세계로 돌아온 최동훈 감독은 전작보다 더욱 풍성해진 캐릭터를 바탕으로 화려한 범죄 세계 속 음모와 배신, 엇갈린 욕망과 스릴 넘치는 드라마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의 진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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