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걸! 안녕...여운이 남는 '여제' 서지수의 눈물 은퇴식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7.17 16: 19

장내에는 슬픈 음악이 흘러나오고 선수 데뷔 시절부터 10년간의 사진과 동영상이 나오는 순간 시작부터 눈물 바다였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강한 여성 게이머였던 '여제' 서지수(27, STX)가 10년간 잡았던 마우스를 내려 놓았다.
17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는 STX와 제8게임단의 프로리그 경기에 앞서 서지수의 은퇴식이 열렸다.
서지수는 수려한 외모와 ‘황제’ 임요환을 연상케 하는 컨트롤로 2000년대 중반 여성부 리그를 평정하며  ‘여제’라는 별명으로 얻었던 선수. 2007년 이후 여성부 리그의 폐지로 많은 여자 선수들이 은퇴를 할 때도 포기하지 않고 남자부 경기에 도전하며 e스포츠와 역사를 함께 해왔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 출전한 유일한 여자 선수인 서지수는 2009년 e스타즈 헤리티지에서 ‘영웅’박정석을 이기고, 스타리그 예선에서 박태민을 이기는 등 남자 선수들에게 계속 도전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또한 e스포츠의 대표 선수로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e스포츠-게임산업 상생협의체’에 종목화 분과위원으로 참가하여 e스포츠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결국은 여자 게이머라는 한계와 새롭게 시작한 스타크래프트2서 적응에 실패하면서 은퇴를 선택했다. 서지수는 "10년간 열정을 쏟았던 스타크래프트1이 끝나는 시점에서 스타크래프트2에 그만큼 열정을 쏟을 자신이 없어서 은퇴를 빠르게 결심했다. 여성 선수 치고는 빠르게 성장했고, 또 다른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기존 선수들을 따라 잡기가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은퇴를 결심했다".
이어 그는 “팬 여러분들께서 스타크래프트 선수로 경기장에서 멋진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을 기대하셨을 텐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게 되어 너무도 죄송스럽다. e스포츠 선수이기에 받을 수 있었던 팬 여러분들의 사랑에 너무나 감사 드리며 그 사랑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며 “이제 프로게이머 서지수는 아니지만 그동안 e스포츠 선수로서 배웠던 의지와 열정을 안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하니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라고 고별사를 전했다.
10년간 서지수를 이끌어 주던 STX 소울 김민기 감독은 “서지수 선수는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소울팀의 창단멤버인 만큼 아쉬움이 매우 크다. 하지만 서지수 선수의 결심을 존중하고 앞으로 지수가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서지수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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