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의 여운은 길었지만 화해는 순간이었다.
그라운드 충돌과 고교 동문의 욕설 파문으로 파문을 불러온 KIA 외야수 나지완(25)과 두산 외야수 김현수(23)가 극적인 화해를 했다. 17일 광주경기에서 앞서 두 선수는 홈플레이트 앞에서 인사와 웃음을 주고 받으며 그동안 쌓였던 앙금을 풀었다.
경기전 관심은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화해의 제스쳐를 하는냐에 쏠려있었다. 그러나 양팀 선수들은 모두 아무일 없었던 듯이 훈련에 전념했다. 그런데 두 선수는 경기시작 직전 기습적으로 화해의 제스쳐를 보여주었다. 김현수의 사과에서 비롯됐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으면서 나지완이 그라운드에 나와 홈플레이트에서 동료가 던져준 볼을 가볍게 치면서 몸을 풀고 있었다. 순간 김현수가 두산 덕아웃에서 나와 다가갔고 웃으면서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고 용서를 구했다.
나지완도 이미 김현수가 나오는 것을 보았고 먼저 웃으면서 맞이했다. 그리고 "나중에 한 번 보자"고 흔쾌히 말했다. 나지완은 홍보팀을 통해 "극적으로 화해했다"고 꼭 써달라면서 부탁하기도 했다. 신일고 선후배 사이에 오간 욕설파문을 2주만에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 3일 광주 경기 도중 프록터의 빈볼에 이은 집단 대치 상황에서 서로 충돌했다. 신일고 후배 김현수가 나지완에게 욕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화면에 나오면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김현수가 두 번 사과를 했으나 나지완이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앙금이 풀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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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광주경기에 앞서 김현수가 나지완에게 다가가 용서를 구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