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구장 조명탑이 올 시즌 벌써 두 번째로 말썽을 일으켰다. 그것도 하루에 두 번이나 불이 나가 원활한 경기 진행을 가로막았다.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벌어진 17일 목동구장. 양 팀이 2-2로 맞선 가운데 5회가 끝나고 클리닝타임을 가졌다. 이때 목동구장 3루측 더그아웃 뒷편 조명탑에서 전구 4개가 꺼졌다. 이에 오후 8시 9분부터 경기가 중단됐고 6분이 지난 오후 8시 15분 경기가 재개됐다. 조명탑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지만 양 팀 사령탑의 합의로 경기가 속개됐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홈 팀 넥센이 2-3으로 뒤진 7회 1사 2루에서 다시 조명탑이 나갔다. 같은 위치에서 추가로 조명이 꺼졌다. 선수들은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중단은 오후 8시 57분부터 오후 9시 4분까지 7분간 이어졌다.

첫 번째 중단은 클리닝타임이라 경기의 흐름에 큰 지장이 없었으나 두 번째 중단은 이닝 도중에 일어나 경기의 흐름이 끊겼다. 경기가 재개된 뒤 넥센은 그 이닝에만 안타 2개와 볼넷 하나, 희생플라이를 묶어 4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6-3으로 뒤집었다.
일부 조명탑이 꺼진 이유는 불명확하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에 확인한 결과 원인미상이라 한다"고 밝혔다. 더욱 문제는 목동구장 조명탑이 말썽을 일으킨 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 지난달 14일 목동 KIA전에서도 라이트가 꺼져 경기가 14분간 중단됐었다.
지난해 9월 15일 목동 넥센-두산전에서 1회 조명탑이 나갔다. 당시 목동구장 전체의 전력이 중단되며 경기장은 암흑에 휩싸였다. 이상고온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하며 한국전력공사의 지역별 순환 정전 전략으로 인해 목동구장마저 암흑으로 변한 것.
이날 경기중단 시간은 66분으로 역대 경기중단 가운데 15번째로 길었다. 1984년 7월 15일 MBC와 롯데의 경기는 우천과 정전으로 92분간 중단된 바 있고 1989년 6월 18일 OB와 해태의 잠실 경기는 라이트 고장으로 63분간 중단됐었다.
1989년 준공한 목동구장은 올해로 개장 만 23년이 됐다. 700만 관중을 넘어 800만 관중을 이야기하고 10구단이 야구계를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파급력을 미치고 있는 현재, 비일비재한 라이트 사고를 일으키는 목동구장은 한국 프로야구의 또 다른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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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백승철 기자,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