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파크 레인저스(QPR) 데뷔전을 치른 박지성(31)이 공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마크 휴즈 QPR 감독은 박지성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QPR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리카스 스타디움서 아시아 투어 첫 경기를 가졌다. 사바주 올스타팀을 상대로 한 경기서 QPR은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며 5-0 대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날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나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박지성은 45분 동안 그라운드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공격적인 모습은 별로 없었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지 48시간이 되지 않은 탓인지 선수들 모두 몸이 무거웠다. QPR은 주로 전방 공격수 앤드루 존슨을 이용해 공격을 펼쳤다. 박지성은 전반 30분 위협적인 슈팅을 한 번 시도했을 뿐 그 이상의 모습은 없었다.
그러나 수비 가담 능력은 맨유에서 모습 이상이었다. 선수단 전체의 컨디션 저하로 QPR은 수 차례 위기를 맞았다. 그 때마다 박지성이 상대의 공격을 차단, 역습의 시발점이 됐다.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가 된 셈. 박지성 특유의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보여준 것이다.
휴즈 감독도 이날 박지성의 경기력에 대해 나쁘지 않았다고 평했다. "박지성이 팀에 합류하고 처음으로 새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며 "박지성은 세계적인 선수로 우리를 발전시킬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박지성은 자신의 본래 포지션에서 활약하지 않았다. 아무리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소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익숙한 곳은 측면이다. 이날 한 경기로 박지성이 공격에서 부진했다고 보기에는 무리인 것이다.
박지성으로서는 측면에서 나설 경우에도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 휴즈 감독도 박지성이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인식하고 있다. 반대로 "박지성과 함께 뛰어 우리 모두 행복해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박지성은 이미 QPR의 중심이다. 프리 시즌은 단순히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일 뿐이다. 프리 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은 자리를 잡아야 할 신인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박지성은 천천히 몸을 만들어 본 경기인 프리미어리그 개막부터 활약을 하면 된다. 슬럼프가 없는 수비서부터 활약을 펼친다면 공격에서 날카로움도 자연스럽게 되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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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