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이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 데뷔전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하지만 새 시즌을 위한 시험에 불과했다는 것이 QPR의 입장이다.
QPR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리카스 스타디움서 아시아 투어 첫 경기를 가졌다. 사바주 올스타팀을 상대로 한 경기서 QPR은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며 5-0 대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날 박지성은 선발로 출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몇 차례 소화했던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뛸 수는 있어도 익숙한 포지션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박지성은 특유의 수비력으로 QPR의 안정적인 수비에 큰 힘을 보탰지만, 공격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성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자주 맡았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르게 역습으로 나설 수 있게 만든 것. 박지성은 QPR 박스 진영부터 하프라인까지 드리블 돌파를 하는 장면을 계속 연출했다. 위협적인 슈팅도 있었지만 전반 30분에 나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측면에서 박지성을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박지성의 측면 기용은 두 차례 남은 아시아 투어 경기서 볼 수 있을 듯하다. 마크 휴즈 QPR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완벽한 연습경기였고, 좋은 시험 무대였다"고 평했다. 즉 박지성의 중원 기용이 시험에 불과했다는 뜻.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특히 제이미 매키와 아델 타랍 등 중원에 주축으로 기용될 젊은 선수들이 대거 후반에 투입된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미 검증이 된 두 중앙 자원과 함께 기용된다면 박지성은 본래 포지션인 측면에서 뛸 가능성이 더욱 높다.
QPR은 앞으로 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23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서 두 차례 더 아시아 투어 경기를 갖는다. QPR로서는 두 번의 시험 무대가 또 있는 셈이다. QPR은 두 번의 경기서 또 다른 조합을 가져갈 것이 분명하다. 박지성이 좀 더 자신있는 측면에 기용된다면 맹렬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코타키나발루=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