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위를 질주 중인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에게도 고민거리가 있을까. 1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류 감독에게 이러한 물음을 던졌다.
"걱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냐"고 반문한 류 감독은 "내일 당장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 오늘 내일 두 경기가 남았는데 지금 시즌이 끝나면 1위 확정이잖아. 그래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해 사령탑에 부임한 뒤 "부상이 없는 팀이 강팀"이라고 힘줘 말했던 류 감독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작년에도 그랬고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가 거의 없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삼성은 올 시즌 박한이(허리), 윤성환(왼쪽 허벅지)을 제외하면 부상 선수가 없었다. 트레이너 파트의 숨은 노력 덕분에 가능했던 일.
그리고 류 감독은 4,5월 부진의 늪에 빠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땐 참 힘들었다. 6,7위에서 잘 하면 5위에 올라갔었다. 주변 사람들은 '일부러 그런게 아니냐'고 묻기도 하던데 일부러 그러는게 어딨나. 다들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위로했지만은 내심 '치고 올라가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었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선두와 3,4게임차에 불과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만약에 상위팀이 달아 났다면 힘들 수도 있었는데 3,4게임차에 불과하니까 따라 잡을만 했다"는 류 감독은 "만약에 큰 욕심을 부리고 투수들을 마구잡이로 썼다면 부상을 입었을텐데 오치아이 에이지, 김태한 두 투수 코치가 관리를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깜짝 스타의 대거 등장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사이드암 심창민을 비롯해 포수 이지영, 외야수 정형식이 1군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류 감독은 "해마다 신인 선수들이 한 명씩 깜짝 등장한다"면서 "그렇게 돼야 누구 하나 빠져도 큰 공백이 없다"고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국민타자' 이승엽 효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류 감독은 "(이승엽 효과가) 엄청나게 크다"고 엄지를 세웠다. "주변에서는 '(최)형우가 부진할때 (이)승엽이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냐'고 하더라. 홈런도 많이 치고 타점도 많이 올렸지만 승엽이의 행동 하나 하나를 후배들이 많이 보고 배울 것이다". 류 감독이 기대했던 승짱 효과는 대성공인 셈.
이어 그는 "승엽이도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지난해 우승팀에 와서 모든 언론도 승엽이에게만 집중하던데 승엽이가 선수단에 영향을 미칠까봐 양해를 많이 구하는 모습을 봤었다"고 겸손한 그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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