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게임 아닌 강우 콜드, 니퍼트를 버렸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7.18 21: 17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예정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수해 발생 여부다. 그 어느 때보다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고 수재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18일 내린 비는 국내 최고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인 더스틴 니퍼트(31, 두산 베어스)를 아프게했다. 우천 노게임이 아닌 강우 콜드게임이 되며 부진투 기록이 남았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18일 광주 KIA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2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6실점으로 뭇매를 맞으며 결국 시즌 10승 대신 6패째를 떠안았다. 경기가 오후 9시 16분 경 7-4 KIA의 5회 강우콜드 승리로 끝나면서 니퍼트의 평균자책점은 2.92에서 3.31로 치솟는 공식기록이 되었다.
평소 로테이션보다 하루를 앞당겨 올스타 브레이크 전 마지막 선발 등판을 가진 니퍼트. 니퍼트는 1회말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우월 선제 선두타자 솔로포를 내주며 스타트를 불안하게 끊었다.

안치홍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김원섭의 투수 앞 땅볼 때 선행주자 안치홍을 아웃시킨 니퍼트. 니퍼트는 김상현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나지완까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니퍼트는 본의 아니게 조영훈 앞에 1사 만루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다.
조영훈의 타구는 2루수 최주환 앞으로 흘러가는 땅볼이 되었다. 그러나 병살에는 실패했고 그 사이 김원섭이 홈을 밟으며 니퍼트의 2실점 째로 돌아갔다. 간신히 박기남을 2루 땅볼로 잡아냈으나 2점을 먼저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여준 니퍼트다. 1회에만 사사구 세 개를 내줬다는 점이 추가 실점의 이유였다.
그러나 2회 니퍼트는 더 무너지며 4실점을 추가, 총 6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홍재호에게 중전 안타, 안치홍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2루 위기를 맞은 니퍼트는 김원섭에게 좌익수 방면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외야 좌측에서 우측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에 편승해 김원섭의 타구가 절묘하게 파울라인 안쪽에 들어왔다.
흔들린 니퍼트는 결국 김상현에게 우월 투런을 내주며 난타당했다. 초구에 바깥쪽 높은 직구(150km)가 그대로 김상현의 스윙 궤도에 걸리며 우월 쐐기 2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날 2이닝 만을 소화한 니퍼트. 니퍼트가 한 경기 선발 2이닝 이하만을 던지고 강판당한 것은 지난해 5월 15일 잠실 SK전 1⅔이닝 5실점 패전 이후 처음이다. 한 경기 6실점 및 6자책점도 자신의 최다 타이 불명예 기록이다.
투수 입장에서는 이 경우 당연히 강우 콜드가 아닌 우천 노게임을 바라게 마련이다. 개인 성적이 나빠지는 것은 둘째 치고 팀 입장에서 에이스 카드를 내고도 패했다는 점은 팀 사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호투하고 진다면 다음 경기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으나 에이스의 부진투는 단순한 1패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준다. 팀 플레이어의 면모를 완벽하게 갖춘 니퍼트임을 감안하면 스스로의 심리적 부담감도 대단하다.
가뜩이나 니퍼트는 9승 획득 후 세 경기 째 시즌 10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이전 두 경기서 호투하고도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상대 타선을 막지 못하고 무너졌기 때문에 ‘아홉수’에 대한 상처도 꽤 클 수 있다.
경기 전 니퍼트는 “로테이션보다 하루 앞당겨 등판하지만 괜찮다. 10승을 거두고 경기 후 인터뷰 때 보자”라며 자신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자신의 바람보다 늦게 떨어진 굵은 빗줄기를 바라본 니퍼트에게 18일 경기는 악몽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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