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문규현(29)의 별명 가운데 '문대호'라는 게 있다. 지난해 문규현은 시즌 초 타격부진에 시달렸으나 7월부터 치고 올라가면서 당시 팀 주포였던 이대호 부럽지 않다는 의미에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문규현의 7월 성적은 타율 4할2푼3리 1홈런 10타점. 출루율 5할1푼6리 장타율 6할3푼5리 OPS 1.150 등 정말 7월 한 달은 이대호 부럽지 않은 성적을 올렸었다.
주전 유격수로 올 시즌을 시작한 문규현은 여러 잔부상으로 전반기에 고전을 했다. 4월 타율 2할6푼5리로 나쁘지 않은 시작을 했지만 수비 도중 LG 김일경과 충돌하며 1군에서 제외되면서 부상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충돌 부위인 무릎 안쪽에 살짝 피가 고이는 정도였던 문규현은 5월 말 다시 늑골 연골 부상을 입고 1군에서 말소됐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니 타격이 제대로 되기 힘들었다. 결국 6월을 마쳤을 때 문규현의 성적은 타율 1할9푼3리 7타점에 그쳤다. 경기 출전기회가 적은 데다가 컨디션 관리에 한참 애를 먹었다.

그랬던 문규현은 지난해와 똑같이 7월이 되자 올라오기 시작했다. 18일 경기 전까지 문규현의 7월 성적은 8경기에서 타율 3할4리(23타수 7안타) 4타점. 9번 타순에서 지난해와 같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의 활약은 더욱 돋보였다.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는데 1타점이 팀의 막힌 타선을 뚫는 속 시원한 한 방이었다. 롯데는 5회까지 만루기회 2번 포함 잔루만 8개를 양산해 내며 무득점에 그쳤다. 타자들은 꾸준히 출루에 성공했지만 불러들이는 한 방이 부족했다.
0-0으로 맞선 6회 롯데는 선두타자 박종윤이 우전안타로 출루했지만 황재균과 정훈이 삼진으로 침묵해 다시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듯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문규현은 밴 헤켄의 초구를 통타, 중견수 왼쪽으로 빠지는 결승 적시 2루타를 기록했다. 막혔던 롯데 공격의 물꼬를 트는 소중한 적시타. 이후 롯데는 손아섭과 홍성흔의 적시타로 4점을 보태 5-0까지 달아나 결국 점수를 그대로 지켜 승리를 거뒀다. 만약 문규현의 한 방이 없었다면 롯데는 경기 후반 끌려갈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규현은 7월이 되자 방망이를 매섭게 돌리기 시작했다. 전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 문규현이 후반기에도 맹타를 이어가 다시 사직구장에 '문대호'라는 외침이 울려퍼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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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이대선 기자,sunday@os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