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의 목표 변경, 이제는 최다안타왕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19 08: 57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4)는 욕심이 많은 선수다. 벌써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염원이었던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에 만족하냐는 질문에는 항상 "아직 부족하다"는 답만 돌아온다.
올 시즌은 동계훈련을 부상 때문에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한다. 여전히 손아섭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타자로서 감각이 최절정에 올랐던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의 느낌을 되찾기 위해서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3할 타율을 지켜내 3년 연속 3할 타자에 등극하는 것. 롯데 박정태 타격코치는 "3할을 3년 연속으로 해야 진정한 3할 타자라고 할 수 있다"며 손아섭에게 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두 번째 목표는 타격왕이다. 프로에 입단한 후 손아섭은 자신의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왔다. 롯데의 주전선수, 3번 타자, 골든글러브 등을 차례로 이루며 이제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외야수로 자리잡았다.

타격왕을 목표로 내세웠던 손아섭이지만 타격 선두 김태균의 기세가 너무 무섭다. 18일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손아섭은 "시즌 초반 목표는 타격왕이었다. 하지만 태균이 형이 너무 많이 치고 나갔다. 내가 안타를 쳐도 태균이 형은 더 달아난다. 사실상 후반기에 뒤집는게 불가능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태균이 이날 안타를 몇 개 쳤는지 점검하는걸 잊지 않았다.
김태균은 시즌이 60%정도 진행된 현재까지 237타수 95안타, 타율 4할1리로 꿈의 영역에 한 발 다가서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가 나온 건 출범 원년인 1982년 MBC 백인천(.412)이 마지막이었다. 손아섭과는 타율이 8푼 이상 차이가 난다. 정상적인 시즌을 치렀을 때 사실상 따라잡는 게 어려운 수치다.
대신 손아섭은 최다안타왕을 노린다. 손아섭은 18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 3할1푼4리 2홈런 30타점 40득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득점 모두 김주찬에 이어 팀 2위다. 특히 올 시즌 손아섭의 안타 개수는 92개로 삼성 이승엽·한화 김태균(95개)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이제는 목표를 수정했다. 최다안타왕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많은 안타가 팀 승리를 가져다 주는 건 물론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손아섭은 최근 3번 타순으로 출전하며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김태균과 타율 차이는 크지만 안타 개수는 큰 차이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손아섭은 "목표는 안타를 더 많이 치는 것이다. 그렇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의식을 안 하려고 한다"면서 "의식을 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서 오히려 야구가 잘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풀타임을 소화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손아섭은 매 해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켜왔다. 올 시즌은 데뷔 최초로 타이틀을 노린다. 야구욕심이 많은 선수, 손아섭의 도전이 올해도 꽃을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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