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힘을 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35)은 지난 17일 발표된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몸 상태 때문에 출전을 고사했다. 지난달 부상을 입었던 갈비뼈와 등 쪽 부상이 아직 완벽하게 낫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홍성흔은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 출전하게 된 걸 나도 오늘 아침 TV를 보다 알았다"면서 "아직 몸 상태가 100% 아니라서 구단을 통해 못 나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정규시즌을 건강하게 치르는 것"이라며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홈런레이스 출전을 포기한 후 홍성흔은 연이틀 장타를 터트리고 있다. 17일 목동 넥센전에서 홍성흔은 2-2로 맞선 6회 2사 3루에서 나이트의 바깥쪽 공을 힘껏 밀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1미터만 더 날아갔다면 홈런이 될 뻔했던 타구였다.
이어 18일 경기에서도 홍성흔은 장타 본능을 뽐냈다. 3-0으로 앞선 6회 2사 1,2루에 주자를 두고 바뀐 투수 문성현의 바깥쪽 낮은 공을 그대로 밀어 쳐 우중간을 가르는 완벽한 2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롯데의 3연패 탈출을 확정짓는 쐐기타였다.
홍성흔의 장타 실종은 꽤 오래 이어졌다. 갈비뼈 실금 부상을 입은 뒤 출전이 불규칙했던 6월엔 단 하나의 장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이번 넥센과의 주중 시리즈에 앞서 있었던 마지막 2루타는 4일 사직 SK전이었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연일 장타를 터트리는 홍성흔의 방망이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18일 경기가 끝난 뒤 홍성흔은 최근 타격 상승세를 수읽기에서 찾았다. 넥센과의 경기를 가진 이틀 동안 그는 7타수 3안타(2루타 2개) 4타점으로 맹타를 뽐내고 있다. 그는 "요즘 내게 투수들이 변화구로 승부를 해 온다.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나가 헛스윙 삼진을 몇 번 당했더니 그런다"면서 "그래서 슬라이더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완전치 않은 몸 상태에도 장타가 터지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 홍성흔은 "타격 컨디션이 좋다고 홈런을 치는 것도 아니고 덩치가 크다고 치는 게 아니다"라면서 "홈런레이스를 포기한 이후 몸에 힘을 뺐다"고 설명했다.
몸에 힘을 빼면서 오히려 공이 멀리 뻗어가고 있다. 홍성흔은 "이제는 부드러운 스윙에 주력하고 있다. 히팅 포인트를 맞추고 타이밍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는 "다친 이후 스윙 폭을 줄이고 팔로우를 크게 하니까 비거리가 늘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성흔은 5월 27일 잠실 두산전 이후 두 달이 가까워지도록 홈런이 없다. 이에 그는 "이제 공이 뻗어가기 시작했다. 조만간 홈런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 한다"며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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