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전반기' 류현진, 불운만을 탓하기도 어렵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9 07: 16

더 이상 불운만을 탓할 수 없게 됐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에게 2012년은 데뷔 후 최악의 한 해가 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대전 삼성전에서 2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데뷔 후 한 경기 최소이닝 타이 기록이자 최다 실점 경기. 류현진의 전반기는 결국 15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3.51이라는 전혀 그답지 않은 성적으로 끝났다. 
류현진의 출발은 좋았다. 4월 4경기에서 1승1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0.90. 30이닝 동안 삼진 38개를 잡으며 4실점(3자책)밖에 하지 않았다. 그러나 5월 6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조금 주춤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한창 불운이 거듭된 시기였다. 하지만 5실점 이상 대량실점으로 무너진 것도 2경기 있었다. 

6월에는 부상까지 겹쳤다. 등 부상으로 열흘 넘게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6월 2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7.88. 부상 후유증을 털어낸 7월 첫 2경기에서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데뷔 후 최악의 피칭으로 무너졌다. 잇따른 우천 연기로 열흘 만에 선발등판한 영향도 있지만 안 좋은 상황에서 버티는 능력이 예전만 못했다. 
15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3.51. 전반기 성적만 놓고 봐도 좋지 못하다. 2006년 18경기 12승3패 평균자책점 2.17, 2007년 17경기 10승4패 평균자책점 2.67, 2008년 20경기 10승6패 평균자책점 3.55, 2009년 19경기 8승8패 평균자책점 4.00, 2010년 19경기 13승4패 평균자책점 1.57, 2011년 16경기 8승6패 평균자책점 3.72. 역대 전반기를 되돌아볼 때 승수는 가장 적고, 평균자책점은 올해가 4번째로 높다. 
올해 류현진의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피홈런의 증가다. 95이닝 동안 홈런 10개를 맞아 이 부문 전체 2위가 됐다. 9이닝당 피홈런이 0.95개로 지난 6년간 기록한 통산 9이닝당 피홈런 0.66개보다 크게 증가했다. 직구 6개, 체인지업 3개, 슬라이더 1개가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한복판으로 몰리거나 치기 좋은 코스로 높게 들어오는 실투성 공이 많아진 게 피홈런 증가의 이유. 볼 스피드와 힘도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 차이가 있다. 
올해 류현진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탈삼진 119개로 이 부문 부동의 1위. 9이닝당 탈삼진 11.3개는 지난 6년간 기록한 8.5개보다 3개 가량 많아졌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고비를 못 넘기고 있다.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이 2할2푼3리지만, 주자 있을 때에는 피안타율이 2할5푼5리로 올라간다. 15경기 중 선취점을 내준 것이 7경기이고, 팀이 득점을 올린 바로 다음 이닝에 실점한 게 4차례,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동점 또는 역전을 허용한 것도 4차례 있었다. 류현진답지 않은 부분이다. 
모 해설위원은 "지금 류현진은 한창 좋을 때 모습이 아니다. 류현진이라면 더 강력한 모습으로 상대에게 작은 틈도 주지 않아야 하는데 작년에 부상을 당한 이후 전체적인 힘과 강력함이 떨어졌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불운도 큰 이유이지만 모든 것을 불운 탓으로만 돌리기에 류현진의 전반기는 너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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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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