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타율에 5할 출루율까지 도전한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2012년을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 기세다. 김태균은 지난달 22일 대전 두산전을 시작으로 18일 대전 삼성전까지 14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렸다. 시즌 타율 4할1리가 된 김태균은 지난달 15일 문학 SK전 이후 33일·16경기 만에 4할 타율을 재정복했다. 앞으로 페넌트레이스 55경기가 더 남아있는데 지금까지 4할 타율을 치고 있다는 것 그 자체 대단하다.
김태균은 팀의 78경기 중 71경기 소화하며 타율 4할1리를 치고 있다. 4월(0.460)·5월(0.410) 4할대 고타율을 때렸던 김태균은 피로 누적과 손가락 부상이 겹친 6월에는 타율 2할8푼3리에 그쳤다. 하지만 손가락 통증이 회복되고, 컨디션을 찾기 시작한 7월 10경기에서 4할8푼4리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4할 타율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 번 떨어졌지만 다시 치고 올라왔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4할 타자는 1982년 원년 MBC 백인천(0.412)이다. 당시 프로야구는 80경기 체제였고 백인천은 팀의 80경기 중 72경기를 뛰었다. 지금의 김태균 만큼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프로야구는 133경기 장기레이스다.
백인천 이후 가장 4할 타율에 근접한 타자는 1987년 삼성 장효조와 1994년 해태 이종범이었다. 장효조는 1987년 8월19일까지 71경기에서 4할의 타율을 쳤다. 시즌 최종 타율은 3할8푼7리. 이종범은 1994년 8월21일까지 팀의 104경기 중 102경기 나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시즌 최종 타율 3할9푼4리. 김태균의 4할 유지 기간은 역대를 통틀어도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김태균이 도전하는 꿈의 기록은 4할 뿐만이 아니다. 5할 출루율도 있다. 19일 현재 김태균의 출루율은 4할9푼3리로 부동의 선두. 95안타 뿐만 아니라 43볼넷과 4개의 몸에 맞는 볼도 포함돼 있다. 김태균이 기록하고 있는 출루율 4할9푼3리는 역대를 통틀어 2001년 롯데 펠릭스 호세(0.503)와 1982년 MBC 백인천(0.502) 다음 가는 기록. 둘 외에는 누구도 5할 출루율을 이루지 못했다.
타율과 출루율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현역 시절 타격왕(1997)과 출루율 1위(1992·1997)를 차지한김기태 LG 감독은 "타율 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매경기 안타 2개씩 치기가 쉽지 않다. 볼넷 1~2개를 얻어내면 타율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타격감각이 안 좋을 때 타율이 조금 떨어지고, 감이 좋을 때 한 번에 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태균은 6월 한 달간 타율 2할8푼3리로 주춤할 때에도 출루율은 3할7푼1리였다. 7월 10경기에서도 타율 4할8푼4리에 출루율은 5할7푼9리. 타격감이 좋거나 나쁠 때를 가리지 않고 출루율이 타율보다 약 1할 가량 높다. 특유의 선구안으로 꾸준히 볼넷을 골라내며 타율을 관리하고 있다.
김태균은 "시즌 전만 해도 4할 타율을 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4할 타율을 버릴 수 없다. 해볼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며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철저한 체력 관리와 타격폼 수정으로 꿈의 4할 타율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5할 출루율이 보장된다면 4할 타율도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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