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이승엽, '500홈런' 길목 피할 수 없는 승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9 06: 38

코리안특급과 국민타자가 500홈런의 길목에서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한화 박찬호(39)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그가 상대해야 할 삼성에는 한일 통산 500홈런에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승엽(36)이 있다. 대전구장은 올해 27경기에서 홈런 46개로 경기당 홈런이 메인구장 중 가장 많은 1.70개에 달한다. 500홈런을 놓고 벌이는 박찬호와 이승엽이 대결이 더욱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한국에서 10시즌 통산 340홈런, 일본에서 8시즌 통산 159홈런을 친 이승엽은 대망의 한일 통산 500홈런에 단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일본프로야구에서 504홈런을 터뜨린 장훈에 이어 두 번째 도전. 개인 통산 500홈런은 136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 배리 본즈(762개)를 비롯해 25명, 76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선 왕정치(868개) 등 7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이승엽은 의미있는 홈런을 때릴 때마다 에이스급 투수들을 제물삼아 터뜨리며 스타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데뷔 첫 홈런은 이강철, 10호 홈런은 이대진, 100호 홈런은 김수경, 200호 홈런은 김정수, 300호 홈런은 김원형, 한일 400호 홈런은 이가와 게이에게 뽑아냈다.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특급 투수들이었다. 올해 박찬호도 불혹의 나이에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루며 한화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2선발로 확고히 자리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종종 역사적인 홈런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1999년 4월24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3회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만루홈런 2개를 맞았다. 동일 타자에게 한 이닝에 만루홈런 2방을 맞은 건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01년 올스타전에서는 은퇴를 앞둔 칼 립켄 주니어에게 최고령 홈런을 맞았고, 그해 10월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배리 본즈에게 한 시즌 최다 71·72호 홈런을 잇따라 허용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벌이는 박찬호의 승부근성이 이유였다. 이승엽과의 승부도 피할 이유가 없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올해 2경기에서 총 6차례 투타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6타수 1안타 타율 1할6푼7리로 박찬호의 우세였다. 5월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첫 대결에서는 1회 무사 1·2루에서 좌익수 뜬공, 2회 2사 1루에서 2루수 내야 뜬공, 4회 2사 1·3루에서 좌익수 뜬공. 위기 때마다 박찬호가 이승엽을 제압했다. 당시 이승엽은 어깨가 좋지 좋았다. 
5월29일 대전구장으로 옮겨져 치러진 리턴매치에서도 2회·3회 각각 중견수 뜬공과 3루 땅볼로 물러난 이승엽이 박찬호 상대 5연타석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원샷원킬 단 한 번의 찬스를 안 놓쳤다. 3-0으로 리드한 2사 만루에서 이승엽이 박찬호의 투심을 받아쳐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그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승엽의 해결사 기질이 결정적 순간 발휘된 것이다. 
이승엽은 올해 홈런 16개를 터뜨리며 이 부문 4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 중이다. 박찬호는 피홈런 3개로 80이닝 이상 던진 투수 20명 중 이용찬(두산·1개) 장원삼(삼성·2개) 다음으로 적다. 이승엽은 대전구장에서 통산 74경기에 나와 홈런 19개를 때렸다. 경기당 평균 홈런 0.26개는 대구(0.33개)-광주(0.28개) 다음 가는 기록. 박찬호는 대전구장에서 20이닝 동안 홈런을 1개밖에 맞지 않았다. 과연 500홈런을 놓고 마주친 이날 경기에서는 어떤 장면이 연출될까. 태풍을 동반한 비 예보가 어쩌면 최대 변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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